上. 혁신성장 동력 ‘DX’
下. 국내를 넘어 세계로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지난 2022년 기준 세계 엔지니어링 PM(Project Management) 시장 규모는 1120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집계한 건설산업 전체 생애주기 비용 중 설계비 대비 PM 비용 비율을 통해 추정한 값이다.
PM은 건설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발주자를 지원해 계획 단계부터 시공 후까지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것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의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꼽힌다.
세계 PM 시장은 지난 2017년 800억달러에서 2019년 9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22년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PM 역량이 필수다. 실제 해외 엔지니어링 선도기업들은 PM 관련 경험과 실적(Track Record)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엔지니어링기업들은 설계와 감리 위주의 업역에 국한되면서 경험 및 실적 부재로 세계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PM 영역은 공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민간 기업이 명함을 내밀 만한 여건이 안 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엔지니어링사 고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블루오션인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공기업과 원팀을 구성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출하기엔 경험과 실적 면에서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며 “운 좋게 PM 관련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제대로 사업을 완수해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K-엔지니어링’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공기업의 PM 노하우 전수가 시급하다.
그간 정부 차원의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전략이 나올 때마다 민간기업의 PM 역량 확대는 단골 과제였지만, 겉도는 수준에 그쳤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2년 말 PM 시범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 아래 산하기관별 관련 프로젝트를 제시했지만, 아직까지도 발주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공기업의 PM 업무 영역을 민간에 단계적으로 개방할 수 있도록 관련 로드맵을 제시, 발주금액 또는 난이도 등에 따라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저개발국가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추진 시 초기단계부터 PM 프로젝트를 별도로 분리하는 방안을 수원국과 적극 협의해 국내 엔지니어링기업의 관련 역량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공기업과 원팀코리아를 구성해 진출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나서는 현 방식으로는 PM 관련 민간의 ‘Track Record’ 확보에 한계가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팀코리아 내부에서도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관리ㆍ감독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Track Record’를 뒷받침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공기업의 PM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도록 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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