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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 비합법적 제한조치 반대…북러 협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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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18 09:04:57   폰트크기 변경      
18∼19일 방북…“민주주의적 국제관계 위해 밀접하게 협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ㆍ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북한 방문을 앞두고 북한과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연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북한이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시스템과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무역ㆍ결제 시스템을 갖추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또 북한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지하겠다며 “국제관계를 더욱 민주주의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만들기 위하여 밀접하게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구조 건설 △인도주의적인 협조 발전 △북러 고등교육 기관간 과학 활동 활성화 △상호 관광 여행ㆍ문화 및 교육ㆍ청년ㆍ체육 교류 활성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등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굳건히 지지해주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공동 노선을 취해준 북한에 사의를 표하며 러시아 역시 북한의 편에 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정의와 자주권에 대한 호상존중, 서로의 이익에 대한 고려를 기초로 하는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수립하는데 저애(저해)를 주려는 ‘서방집단’의 욕구를 견결히 반대해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쑤와의 대결에서, 자주와 독창성, 발전의 길을 자체로 선택하려는 권리를 지키는 투쟁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영웅적인 조선인민을 지지하였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양에 도착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김정은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인 2000년 7월 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도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가방문(국빈방문)한다”며 푸틴 대통령의 방북 사실을 러시아와 거의 동시에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극동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방문한 뒤 저녁에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야쿠츠크와 평양은 비행기로 약 3시간 거리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북한의 주요 방문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베트남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가 북한에 실제로 머무는 시간은 24시간 미만일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여러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계획이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 협정이 기존 북러 간 체결 문서들을 대체할 것이라며 “당연히 국제법의 모든 기본 원칙을 따르고 어떠한 도발적 성격도 없으며 어느 국가를 직접 겨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경제, 에너지, 교통,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비공식 대화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식 환영식, 양측 대표단 소개, 의장대 사열, 사진 촬영 뒤 회담을 시작한다. 회담은 확대 형식 회담과 비공식 회담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회담 후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동 문서에 서명한 뒤 이를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없었던 행사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산책과 다도를 겸한 일대일 비공식 회담에서 대화를 이어 나가며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우샤코프 보좌관이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비공식 회담에 긴 시간이 할당돼 있으며 필요에 따라 양측 대표단 일원이 참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우 바쁜 프로그램이 예상된다고 강조한 뒤 “참모 배석, 두 정상간 격식없는 대화를 포함, 다양한 포맷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연도 관람할 예정이다. 이는 북한 측에서 제안한 프로그램이라고 우샤코프 보좌관은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평양 능라도 5ㆍ1 경기장에서 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을 포함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을 한 이후 9개월 만의 답방이기도 하다. 북한에 외국 정상이 방문하는 것은 북한이 2020년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한 이후 처음이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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