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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전쟁상태엔 지체없이 군사원조”…‘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전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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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20 11:29:30   폰트크기 변경      
28년 만 동맹 복원 관측…경제·에너지·인력·문화 등 전방위 협력 확대

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국빈 만찬 행사에서 건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방문을 마친 뒤 다음 행선지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로이터ㆍ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자동 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으로 양국간 동맹관계가 28년 만에 복원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명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공개했다.

조약은 총 23조이며, 가장 관심을 모은 군사 원조 제공은 제4조에 반영됐다.

4조에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조항은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 제1조와 거의 동일하다.

이 조항에는 “체약일방이 어떠한 국가 또는 국가련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으로써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됐다.

이번에 새로 체결한 조약의 제4조에 등장하는 ‘유엔 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조항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를 근거로 이 조항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러는 또 제3조에서 한 나라에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면, 위협 제거를 위한 협조 조치를 합의할 목적으로 협상 통로를 ‘지체없이’ 가동하기로 했다.

제8조에는 “전쟁을 방지하고 지역적 및 국제적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제 분야를 비롯한 전방위 협력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북러는 제9조에서 “에너지 안전,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의 안전, 기후변화, 보건, 공급망 등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분야들에서 증대되고 있는 도전과 위협들에 공동의로 대처하기 위해 상호협력”한다고 했다.

10조에서는 무역경제, 투자,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조 확대를 추진한다고 했다. 우주, 생물, 평화적 원자력, 인공지능, 정보기술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도 발전시키며 공동연구를 장려하기로 했다.

11조에는 기업 연단, 토론회, 전시회, 상품전람회를 비롯한 공동행사를 통해 경제 및 투자 잠재력에 대한 협력을 촉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2조는 농업, 교육, 보건, 체육, 문화, 관광 등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 강화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테러, 먀악, 인신매매, 정보통신기술 이용 위법행위(사이버 테러) 등 국제적 범죄에 대한 공동대응, 법 제정·집행·보호 기관들의 의견교환 확대, 언론 분야에서 폭넓은 협조 등도 각 조항에 담았다.

아울러 최고위급회담 등 대화와 협상으로 양자 문제는 물론 국제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해 ‘국제무대에서 공동보조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전 지구적인 전략적 안정과 공정하고 평등한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을 지향하며 호상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약의 효력은 무기한이며, 효력 중지를 원할 경우 상대측에 서면으로 통지하면 통지 1년 뒤 효력이 중지된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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