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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건설기계 공세 해법은 K-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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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24 06:00:32   폰트크기 변경      
[인터뷰]오승현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회장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해외시장 승부

1분기 영업익 감소…수출 ‘빨간불’

핵심 트렌드 ‘자율작업 기술’ 확보

15t급 수소 휠 굴착기 등 개발 박차

리튬이온배터리 부품화, 세계 경쟁력 


오승현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회장. 사진: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제공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건설기계산업이 지속성장하려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의 차별화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오승현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회장(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은 우리나라 건설기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저가공세에 맞서 비교우위를 점하려면 “해법은 기술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난 3년간 수출성장세를 이어오던 우리나라 건설기계는 올해 들어 빨간불이 켜졌다. 두산밥캣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2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HD현대건설기계(536억원)와 HD현대인프라코어(928억원)는 각각 33%, 39% 줄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중국산 저가공세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로 활기를 띠던 북미시장도 최근 경기가 주춤하며 주력품목인 굴착기, 지게차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국내 건설기계는 전체 생산의 80%를 수출한다.

오 회장은 “중국 업체와는 가격 차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어 가격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한국 기업이 현행 기술이나 미래 기술을 조금 더 가지고 있다고 본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의 차별화를 기반으로 조금 더 민첩하게 시장과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 회장은 우선 굴착기 등 수출 주력기종의 성능 고도화를 위한 R&D(연구개발)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ㆍ스마트로의 전환이 글로벌 건설기계산업의 핵심 트렌드인 만큼 자율작업기술을 확보하고, 전기ㆍ수소 기술로의 전환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

오 회장은 “우리 건설기계 산업이 친환경ㆍ스마트 기술로의 전환에 실패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하위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그간 정부 지원의 R&D 사업을 일부 진행했지만 양산까지 이어진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이제는 건설기계 전용 R&D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것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HD현대인프라코어의 ‘콘셉트(Concept)-X2’ 프로젝트다. 콘셉트-X2를 적용한 굴착기ㆍ도저는 콘솔(Console) 원격제어를 통해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장비만으로 작업이 가능하다. 최대 원격제어 거리는 약 500m에 이른다.

기술개발의 또 다른 한 축은 탄소중립 등 환경규제에 대비한 전기ㆍ수소 기술이다.

전기 굴착기의 경우 6t 미만의 소형은 이미 출시됐고, 개발 중인 20t 제품도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소 건설기계는 중대형 장비를 대상으로 개발 중인데, 15t급 수소 휠 굴착기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제품으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t급 이상 굴착기에 적용이 가능한 수소 연소엔진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 회장은 전기ㆍ수소 기술이 탑재된 국내 건설기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 제품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디젤 엔진 기반의 소형 제품은 일본이 장악하고 있지만, 전기ㆍ수소로 동력 전환이 이뤄지면 국내 건설기계는 강점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부품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이 밖에 △기술개발을 통한 라인업 확대 △미래 인력 양성 △중소기업 제조환경 개선 등도 임기 내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오승현 회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대우중공업의 디자인 엔지니어로 발을 들인 이래 35년간 업계에 몸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전신인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중국 연구ㆍ개발(R&D) 담당 상무, 제품설계 담당 상무, 제품개발 총괄 전무 등을 거쳤고, 2021년부터 HD현대인프라코어를 이끌고 있다. 지난 2월 제15대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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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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