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풍선이 잠실대교 인근에 떨어진 모습./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북한이 24~25일 날려보낸 오물풍선 350여 개 중 100여 개가 서울지역 등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모두 350여 개의 오물풍선을 식별했다. 군은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처리반(EOD) 등이 출동해 이를 수거했다. 오물풍선 100여 개는 주로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은 “내용물은 대부분 종이류의 쓰레기”라며 “현재까지 분석결과 안전 위해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은 즉각 시행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 “전략적ㆍ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며,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군은 이번 대남 오물풍선에 대응해 즉각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기보단 북한의 행동을 보고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단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올해 들어 다섯번째다. 앞서 국내 탈북민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9일 등 네 차례에 걸쳐 모두 1600개가 넘는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이에 지난 20일 탈북민단체가 또다시 대북전단을 띄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초까지 살포한 오물 풍선의 내용물에선 기생충이 다수 검출됐다. 오물에 포함된 토양에서는 사람 유전자도 나왔는데, 이는 이 기생충이 인분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한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다만 통일부는 오물 풍선에 담긴 토양은 소량으로, 감염병 우려 등 위해 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또다시 살포함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이 주목된다. 우리 군은 북한의 3차 대남 오물풍선 살포 이후 약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다만 9일 이후로는 확성기를 다시 가동하지 않았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