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앞바다 상공에 26일 오전 5시32분쯤 북한 탄도미사일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항적운이 뻗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북한이 26일 새벽 평양 일대에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이는 북한의 연이틀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이은 사흘 연속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문자공지를 통해 “26일 오전 5시 30분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미사일 종류와 제원 등에 대해 추가 분석 중이다.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이 이날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250여㎞를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해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도 최소 한 발의 북한 탄도미사일이 최고 고도 약 100㎞로 200㎞ 이상 비행한 뒤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분석했다.
합참이 미사일 종류를 자세히 밝히지 않고 실패했다고 추정한 만큼, 이번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 중에 있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안보상황점검회의는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이 주재했으며 군 당국의 상황 보고 등이 있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비판하며 한반도 안보 위협 자제를 촉구했다.
미군 인도ㆍ태평양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행위를 규탄한다”며 “한국 및 일본에 대한 방위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 발사가 (일본)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로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강력히 비난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 30일 이후 27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순안 일대에서 600mm 초대형 방사포 10여발을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은 35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은 24일에 이어 25일 밤에도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등 사흘 연속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북한의 복합적인 도발은 이달 말 한미일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를 앞두고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스함 등 미 제9항모강습단이 지난 22일 부산에 입항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전날엔 윤석열 대통령이 정박 중인 루스벨트함에 직접 승선해 북한에 보란 듯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기도 했다.
우리 군은 조만간 서북도서에서 해상실사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9ㆍ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 이후 서해완충구역에서 처음으로 사격훈련이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서해 해상실사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만큼, 이번 훈련 실시 이후 한반도 긴장수위는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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