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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로 철 만드는 ‘꿈의 제철소’… 탄소중립 시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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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26 17:46:31   폰트크기 변경      
[르포] 포스코 포항제철소ㆍ광양 율촌산단에 가보니...

100% 수소만 쓰는 하이렉스 개발

탄소중립 시대 강력한 경쟁력 기대

율촌산단, 신사업 전초기지 탈바꿈


포스코가 개발중인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 전경. 전기용융로(ESF)는 전기아크로(EAF)의 단점을 보완하여 저품위 직접환원철(DRI)로부터 고급 철강 제품의 쇳물(용선) 생산이 가능하다. 사진: 포스코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는 3000년 철강 역사를 뒤바꾸는 ‘신(新)경제국보 1호’가 될 것입니다.”

지난 24일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제철소 내 포스코 역사관에서 배진찬 포스코 상무(하이렉스추진반)는 포스코만의 고유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가 탄소중립 시대 국가 경제안보를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파이넥스(FINEX)’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대한경제>는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해온 철강의 초격차 경쟁우위와 이차전시 소재 풀밸류체인 완성이라는 쌍두마차 전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24∼2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등을 다녀왔다.

◇수소로 철을 만드는 ‘꿈의 제철소’


철을 다루는 제철소는 탄소중립이 어려운 산업으로 꼽힌다. 24시간 고로(용광로)에 든 철광석 등을 녹이는 과정에서 탄소 함량이 높은 코크스를 연료를 쓰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4분의 1 정도가 철강산업에서 나온다.

포스코는 국내 최초로 탄소중립 제철기술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그 시작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파이넥스(FINEX)’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H2)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에서는 고로가 아닌 ‘환원로(철광석과 부원료를 투입 환원시키는 설비)’와 ‘전기로(전기로 금속을 녹이는 설비)’ 등 두 가지 설비에서 환원ㆍ용융반응이 각각 일어난다. 먼저 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시켜 고체 철(Fe)을 제조한다. 이 과정에서 제조된 철인 ‘직접환원철(DRI)’을 전기로에 넣어서 녹이면 용선(쇳물 가닥)이 생산되는 원리다. 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 기술을 상용화한 이후 현재까지 누계 3400만t의 용선을 생산하고 있다.

파이넥스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데, 포스코가 최근 개발한 하이렉스는 100%로 수소만 쓰는 혁신기술이다. 하이렉스는 4개의 유동 환원로에서 철광석을 차례대로 수소와 반응시켜 DRI를 생산한 후 ESF(Electric Smelting Furnace) 전기 용융로에서 용융한 용선으로 탄소 감축 제품을 생산하는 친환경 공정이다. 포스코는 목표 크기(안쪽 지름 41m)의 30분의 1 규모로 설계ㆍ제작한 ESF 전기 용융로 시험설비에서 실증 중이다. 지난 4월 말 첫 조업을 시작해 누계 15t의 용선을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은 “탄소중립 시대에는 탄소 없이 철을 만드는 국가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하이렉스 기술을 완성하고, 2050년까지 설비 전환을 이뤄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직원이 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퓨처엠 제공


◇세계 유일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 구축

지난 25일 찾은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 공장 내부로 들어가자 빼곡히 쌓여 있는 소성용 도가니가 눈에 띄었다. 도가니에는 이차전지소재인 전구체와 리튬이 곱게 빻인 검은색 분말 형태로 담겨 있었다. 3단4열로 쌓인 도가니는 길이 55m의 전기식 소성로 안에서 700∼900도의 열처리 공정을 거치고 있었다. 18∼20시간의 열처리가 끝나면 분쇄, 해쇄, 분급, 탈철 등의 다른 공정을 거쳐 양극재 제품을 생산한다.

율촌산업단지는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소재 사업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 포스코퓨처엠 양극재공장을 비롯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수산화리튬 제조), 포스코HY클린메탈(사용후배터리 가공) 등 그룹 내 핵심 이차전지소재 계열사를 한곳에 모아, 원료부터 소재까지 풀밸류체인을 구축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인접한 포항 영일만산단에도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오는 2026년 준공 및 가동을 목표로 중국 전구체 기업 CNGR과 이차전지용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과 전구체 생산공장(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을 착공했다.

장인화 회장은 지난달 21일 세종시의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연구소를 찾아 “원료부터 소재까지 이차전지소재 풀밸류체인 구축의 완성이 글로벌 시장의 경쟁에서 포스코그룹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ㆍ광양  =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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