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AI 포럼 창립총회 및 기념 세미나' 에서 하정우 네이버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 사진 : 김희용기자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인공지능(AI) 경쟁력은 곧 자본의 경쟁입니다.”
하정우 네이버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AI 포럼’ 창립총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국회 AI 포럼은 AI 산업 육성과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초당적 연구단체로,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포럼 대표의원을 맡았다. 이날 총회에는 국민의힘 18명과 민주당 4명 등 여야 의원 22명이 참가했고, 유봉석 네이버 대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 등 기업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하 센터장은 “AI가 세상을 바꾸게 만든 동력은 규모로, 이는 모델의 크기와 학습하는 데이터의 양을 뜻한다”면서 “모델의 크기와 학습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 그만큼 많은 양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동시에 태워서 학습을 해야 하는데, 이는 곧 자본의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현재 각국에서는 소버린 AI를 개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버린 AI는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ㆍ데이터ㆍ인력ㆍ네트워크를 활용해 AI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특히 AI 반도체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칩스법을 만들어 인텔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일본은 소프트뱅크에 약 45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했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20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 중이며, 캐나다는 정부 차원에서 2조4000억원 규모의 패키지를 지원 중이다. 사실상 전 세계가 AI 국가 대항전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 센터장은 “미국에서 만든 AI는 미국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95% 이상 학습하게 되며, 그 결과 철저하게 미국 가치관이 투영된 콘텐츠가 만들어지게 된다”며 “이와 같은 일부 문화권에서 생성된 거대 AI만이 남게 된다면 각 지역 국가의 정체성이 상실되는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버린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 혼자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네이버뿐 아니라 한국 정부, 한국에서 AI를 만들 수 있는 기업과 스타트업이 모두 참여해 ‘원팀’으로 움직이며 한국이 중심이 되는 ‘글로벌 소버린 AI 동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 센터장은 AI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보다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생성형 AI에 대한 안전에 대해 기술적 한계와 의도적인 악용 등 여러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이처럼 나쁜 사람들이 나쁘게 쓰는 건 차근차근 연구 개발을 통해 풀어나가면 되는 문제”라면서 “위험하다고 걱정하며 AI를 안쓰게 되면 경쟁력이 뒤로 밀리게 되고, 이렇게 우리 자체의 AI가 없어지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 센터장은 국내 AI산업의 경쟁력을 위한 방안으로 “AI법은 진흥법을 명시하고 생태계 관점에서 진흥을 위한 법적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은 백악관이 직접 AI를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자분위원회보다 책임감과 권한을 대폭 강화한 국가 AI 전략 거버넌스 조직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