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전기차 캐즘(Chasmㆍ일시적 수요 정체기) 악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8일 미국 애리조나 ESS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간지 불과 두 달여 만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연 36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원통형 46(지름 46㎜)시리즈 배터리 공장과 연 17GWh 규모의 ESS용 파우치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정체로 배터리 판매 감소가 지속됐고, 결국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당초 7조2000억원 규모의 애리조나공장 건설 투자금 중 약 3조원 정도를 줄여 원통형 배터리 시설만 구축하기로 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예정된 투자의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시설들의 최적화된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전기차 시황 때문에 투자여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올 2분기 국내 배터리업계의 ‘실적 쇼크’까지 점쳐지고 있을 정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업계 평균 전망치)는 27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0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온 SK온 역시 올 1분기 33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신규 투자 등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SK온의 미국 내 ESS LFP 공장 설립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도 이러한 시장 상황 때문”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캐즘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성장폭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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