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산업개발이 고용부에 제출한 ‘특별고용지원업종’지정 신청서

건설업계 최초로 ‘특별고용지원업종’지정 요청
2010년대 조선업, 코로나 시기에 여행업 등 지정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지난해 9월부터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대우산업개발㈜이 고용노동부에 건설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고용ㆍ산재보험료 납부유예 및 체납처분 유예 등이 지원된다.

개별 건설업체가 고용부에 지정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경영상황이 좋지 않고 근로자 이탈 등 우려도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용부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고용ㆍ산재보험료 18.3억원 납부 못 해

3일 대우산업개발에 따르면, 이 건설사는 최근 고용부에 ‘건설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자는 대우산업개발 관리인 김광준, 대우산업개발 노조위원장 전기환 등이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iaan)’으로 잘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은 2023년 기준 종합건설업 시공능력평가순위 75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다. 인천광역시에 소재한 종합건설사 82곳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있다.

하지만 분양경기 침체 및 회사대표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지난해 8월 2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고, 9월 서울회생법원 결정으로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그리고 올 1월 현재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산업개발은 지난달 중순 현재 고용ㆍ산재보험료 약 18억원가량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미납된 보험료를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통해 납부기간 연장 등 지원을 받는다면 지원급여 지급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M&A 절차를 원만히 마무리하고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지정은 건설업 고용유지 목적

대우산업개발은 이 같은 경영상황 악화가 비단 자사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대우산업개발은 신청사유에서 건설업은 업황 부진에 따라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이므로,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노동시장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건설업은 최근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의 3중고, 원자재 수급불안 및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비 상승, 부동산 PF 부실 위기,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등으로 인해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올 상반기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건수는 2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건(16.7％) 늘어났다. 분기별 폐업신고 건수는 1분기 134건, 2분기 158건으로 각각 11.7％, 21.5％ 증가했다.

이처럼 폐업을 하면 건설업 근로자도 자연스럽게 다른 업종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건설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고용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개별 기업이 아닌, 업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2010년대 중반 조선업, 코로나19 시기에 여행업 등을 지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김부경 고용부 지역산업고용정책과 과장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단순한 기업지원이 아닌, 고용유지를 목적으로 위기요인이 있을 때 정부가 지원해 경쟁력 잃지 않고 관련  산업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는 취지”라며 “건설업 상황을 예의주시해 향후 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우산업개발은 대한건설협회, 한국건설경영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를 통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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