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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등 돌린 신동국 회장,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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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04 16:17:50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형제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재점화됐다.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 형제가 아닌 모녀측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과 손을 잡으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자신들의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송 회장의 394만4187주(5.8%)와 임 부회장이 50만주(0.7%)다.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 사진: 한미약품그룹 제공

또한 지분을 매각하는 동시에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신 회장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계약도 맺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송 회장 6.16%, 임 부회장 9.70%, 신 회장 18.92%가 된다.

특히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이 손을 잡으면서 35%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보유해 약 19% 수준의 임종윤·종윤 형제 측 지분을 넘어서게 됐다. 직계가족과 우호 지분까지 더하면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모녀 측이 과반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한 만큼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임시주주총회 등을 통해 경영권을 재차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앞서 임 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은 부인 송영숙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아들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발하면서 양측이 맞붙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캐스팅 보트’ 불렸던 신 회장의 형제의 손을 들어주면서 승리했다.

하지만 형제의 손을 들었던 신 회장이 이번엔 모녀(송영숙 회장, 딸 임주현 부회장)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은 형제가 경영권 확보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 후 한미약품그룹의 주주가치를 높일 투자자를 찾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 특히 여기에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을 임시 이사회에서 해임한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자신도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분의 매각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OCI그룹에 접촉해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이번 지분 매매 계약으로 상속세 납부 재원을 확보했다. 모녀는 매매 대금으로 1644억원을 받게 된다. 이는 두 사람이 당장 납부해야 할 상속세를 충당하고 남는 규모다.

한미약품 일가에 부과된 상속세는 총 5400억원으로 이들에게는 미납한 2700억원의 상속세가 남았다. 현재 송 회장은 약 1000억원, 임주현 부회장은 약 500억원의 상속세를 미납했다. 임종윤·종훈 형제도 약 1000억원의 상속세를 더 납부해야 한다.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공동행사약정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법적 조치를 비롯해 필요한 모든 걸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송 회장과 신 회장의 계약은 사인 간 계약으로 임종윤 사장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과 인수로 인해 다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모녀 측이 과반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한 만큼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경영권을 재차 확보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까지 열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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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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