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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주택 세종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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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08 11:05:09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재현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에는 모듈러 주택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현장이 있다. 바로 ‘세종 6-3생활권(UR1ㆍ2BL)’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현장이다.

7층 규모(4개동) 416세대를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하는 세종6-3생활권 통합공공임대주택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며, 포스코A&C가 모듈러 주택을 제작한다. 모듈러 주택 중 세대수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 4일 오전 기자가 찾은 현장은 모듈러 주택을 결합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전라북도 군산시에 위치한 포스코A&C 공장에서 제작된 21제곱미터(㎡) 구조의 무게 23톤(t) 모듈러 주택 한 개가 화물차로 현장에 도착했다.


‘세종 6-3생활권(UR1ㆍ2BL)’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현장에서 모듈러 주택을 설치하는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곧이어 현장에 있는 중량 600t에 달하는 초대형 이동식 크레인이 모듈러 주택을 균형을 맞추며 들어올렸고 복리시설과 상가용도로 건설된 2층 높이를 지나 앞서 설치한 모듈러 주택 바로 위 4층에 안착했다. 이후 작업자들은 위치를 조정한 뒤 골조 부위와 좌우ㆍ상하 모듈러를 결합했다.

모듈러 주택 하나를 설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여 분에 불과했다.

모듈러 주택 현장은 기존 아파트 건설현장과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아파트 네 개 면을 둘러싼 직사각형 모양의 시스템 비계다.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 현장이 아니다보니 모듈러 현장에는 시스템 비계가 없었고, 근로자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장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작업자들이 비계를 통해 이동하지 않아도 돼 사고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고령화 등으로 근로자 수급에 애를 먹고 있지만, 모듈러 주택 현장은 상황이 달랐다.

공장에서 만든 모듈러 주택은 운반해온 뒤 현장에서 설치만 하면 되기 때문에 4명 가량의 숙련기술자와 현장 접근을 막는 근로자가 전부다.


‘세종 6-3생활권(UR1ㆍ2BL)’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현장에서 모듈러 주택을 설치하는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이날 방문한 현장에는 21㎡ 모듈러 2개를 결합해 만든 37㎡ 구조의 모듈러 견본주택도 마련됐다.

견본주택의 내부는 화장실과 주방, 거실, 방1개 구조로 이뤄졌다. 기자가 주택 안을 둘러보자 마감 등의 품질은 일반 아파트와 견줘도 될 만큼 우수했다.

균등한 품질도 모듈러 주택의 장점이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모델하우스와 실제 완공된 주택과 차이가 크다.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이거니와 현장에서 건설할 때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그러나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제작하고 고객이 직접 본 그대로를 주문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모듈러주택이라고 해서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동일한 품질을 자랑하고 하자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모듈러가 대세다. 미국과 영국 등 수십층 건물들이 이미 모듈러공법으로 지어지고 있고 세계적인 호텔체인들이 도심 호텔들을 모듈러공법으로 시공하겠다고 발표를 하고 있다.


‘세종 6-3생활권(UR1ㆍ2BL)’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현장에 마련된 모듈러 견본주택의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그러나 국내는 이제 발걸음을 뗐다. 최고층 모듈러 주택은 용인에 위치한 행복주택으로 13층이다. 시장도 성장했다고 하지만 지난해 8055억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기존 아파트 건설보다 짧은 공기와 우수한 품질 등의 장점이 있는데도 불과하고 아직은 공사비가 더 들어간다.

노태극 LH 스마트하우징 팀장은 “현재는 철근 콘크리트보다 모듈러주택의 공사비가 30%가량 높다”며 “시장이 확대돼 대량생산이 가능해져야 비용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LH는 모듈러시장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연간 착공물량의 10%를 모듈러 주택으로 발주할 계획이다. LH의 연간 착공물량이 5만가구 가량인데 10%이면 5000가구를 모듈러 주택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이한준 LH 사장은 “올해 말부터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 물량을 점차 확대한다면 규모의 경제가 될 것”이라며 “LH가 모듈러주택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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