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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것’에 잠기고 할퀴고…10일까지 최대 120㎜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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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08 20:41:53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장마 전선이 한반도 허리를 강타하면서 충청ㆍ경북 등 중부 지방에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한밤중 쏟아진 집중 호우, 이른바 ‘야행성 폭우’에 마을이 잠기는가 하면 산 비탈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오는 10일까지는 전국에 강한 비가 집중할 전망이어서 피해 복구가 시급하다.


8일 경북 영양군 한 마을이 집중 호우로 무너져 내린 토사에 파묻혀 있다. /사진:연합


△ 침수ㆍ산사태 급증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상북도에선 이날 오전까지 129가구 197명이 대피했다.

먼저 오전 3시10분께 안동시에서 임동면 대곡리와 위리 일대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고립됐다가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 남후면과 와룡면, 용상동에서 각각 2명, 2명, 1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안동시 와룡면 산야리와 상아동을 잇는 도로, 임동면 중평삼거리 등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됐다.

침수 피해는 물폭탄이 집중된 경북 북부 지역에서 속출했다. 영양군에서도 입암면 방향 도로가 침수돼 통제됐고 입암면에서는 1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특히 입암면에선 인근 야산에서 흘러내려온 토사에 주택 다수가 파묻혀 일대 주민 수십명이 대피했다.

산사태도 잇달았다. 충북 지역에서 산 비탈면이 무너져 내려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이 굴착기 등을 동원해 약 8시간 동안 50대 A 씨를 수색하고 있지만 토사가 빗물에 계속 흘러내려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군 등지에선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57명이 마을회관에 대피하기도 했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주택 붕괴 위험이 커지면서 주민 136명이 긴급 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산면, 양촌면 등 125개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천안시 목천읍에선 주택가 인근 옹벽이 붕괴되면서 주민 3명이, 보령시에선 주택이 무너져 이재민 2명을 포함한 6명이 긴급 대피했다.

대전ㆍ세종에서도 비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5시50분께 대전 중구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70대 트럭 운전자를 소방 당국이 긴급 구조에 나섰다. 같은 날 오전 9시26분 쯤에는 대전 서구 한 하상도로에서 40대 승용차 운전자를 구조했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통제 중이다. 세종시는 침수 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이날 오전 9시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하고 재난 문자로 안내했다.

강원도에서도 시간당 20㎜ 안팎의 굵은 장맛비가 쏟아지며 가로수 전도 8건, 빗길 교통사고 2건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의하면 지난 6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북 안동 233.7㎜, 영양 221㎜, 충북 옥천 227.5㎜, 대전 200㎜, 논산 197.5㎜ 등을 기록했다. 안동 옥동에선 오전 3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52.5㎜, 3시간 동안 103㎜가 퍼부으며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건 처음이다.


8일 집중 호우 영향으로 세종특별자치시청 인근 금강이 흙탕물로 변해 흐르고 있다. /사진:연합


△ 전국이 영향권
기상청은 이미 많은 비가 쏟아진 경북ㆍ충북ㆍ충남 지역에 비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피해가 없도록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과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오는 10일 밤까지 전국에 많은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9~10일에는 강원 동해안과 제주, 서해5도, 울릉도ㆍ독도를 제외한 전국에 30~80㎜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 북부와 충청 지역을 비롯해 경기 남부, 경남 서부, 강원 남부 내륙과 중남부 산지, 호남 등에는 최대 120㎜ 이상 비가 퍼부을 수 있다. 정체 전선 위치와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 강도에 따라 비가 오는 지역과 시점, 강수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역별로 집중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와 이때 시간당 강수량은 △수도권 9일 밤~10일 아침까지 30~50㎜ △충청 9일 새벽~아침까지, 20~30㎜와 10일 새벽~아침 30~50㎜ △영남 8일 밤~9일 아침까지와 10일 새벽~오전까지 시간당 20~30㎜ △강원 내륙ㆍ산지 10일 새벽~오전까지 30~50㎜ △강원 동해안 10일 새벽~오전까지 20~30㎜ △호남 9일 새벽~오전까지와 9일 늦은 밤~10일 아침까지 각각 시간당 20~30㎜와 30~50㎜ 등이다.

지역을 불문하고 취약 시간대인 야간에 폭우가 전망된 셈이다. 이는 이 시간대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공급하는 하층 제트가 강해지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하층 제트는 고도 750~1500m에서 10~12.5㎧ 속도로 부는 빠른 바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장마철 정체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에 동반돼 나타날 때가 많다.

10일까지 대부분 지역은 정체 전선에 영향을 받겠지만 제주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여있겠다. 이에 제주는 체감 온도가 최고 33도 내외까지 오르는 등 다른 지역보다 더 덥겠다. 제주엔 9일까지 열대야도 나타나겠다. 남부 지방도 9일 최고 체감 온도가 31도 내외까지 상승하겠으며, 10일에는 대부분 지역 체감 온도가 31도 안팎에 달하겠다.

9일 아침 최저 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5~30도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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