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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장터 개인인증 시스템 전환...중소 건설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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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0 05:00:19   폰트크기 변경      
조달청, 연내 새 등록체계 도입

회사 인증서 여러사람 공유 하던
기존 기관·업체 단위 로그인 탈피
'마이페이지'입찰담당자 맞춤관리
시스템 갖춘 중대형사 대부분 환영
입찰전담 인력 없는 중소사 '난감'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연내 선보이는 조달청 차세대 나라장터가 기존의 기관 및 업체 단위 등록체계에서 개인 이용자별 로그인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지난 20년 간 회사 인증서를 여러 사람이 공동 사용하던 체제가 종료되는 셈이다. 중견 이상 건설사의 공공입찰 업무 담당자들은 편의성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공공 입찰 업무를 외부 인력에 맡겨 왔던 중소 건설사들은 혼선을 겪을 전망이다.

9일 조달청에 따르면 차세대 나라장터에서 업무처리 시스템을 개인 단위로 전환함에 따라 이용자 정보 사전 등록 업무를 진행 중이다.

대상은 현재 나라장터에 등록된 업체의 대표자, 입찰대리인, 인증서 담당자 및 기관 인증서 담당자 등으로 개인 로그인 시스템으로 전환함에 따라 본인 명의 휴대전화와 현재 발급받은 나라장터 인증서만 있으면 전환이 가능하다.

차세대 나라장터의 이용자 관리체계가 기존 기관 및 업체 단위에서 개인 단위로 전환한 이유는 새로운 나라장터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마이페이지’ 때문이다.

‘마이페이지’란 과거 입찰 참여 이력 및 현재 진행 중인 입찰에서의 행정 절차 단계를 제공하고,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관심 입찰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회사 인증서로 1개의 아이디를 발급 받아 여러 입찰 업무 담당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체제에서는 빛을 발하기 어려운 기능이다.

임헌억 조달청 차세대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구축추진단장은 “회사 인증서 1개에 사람들이 묶여 있다 보면, 개인 업무별 맞춤형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라며, “차세대 나라장터에서는 개인 업무 담당자마다 계정을 생성하고, 자신의 담당 업무 내에서 맞춤 공고 및 추후 입찰 서류 행정 등 해야 할 일들이 알림 서비스로 들어가게 된다. 입찰 업무 담당자 개인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는 건설사 등을 포함해 약 60만개다. 조달청은 차세대 나라장터가 개인별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이용자 계정이 약 140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및 설계사들은 개인별 계정 부여에 상당한 기대감을 표하는 모습이다.

중견건설사의 공공입찰 업무 부서장은 “건축과 토목, 구매 등 분야별로 담당자가 ‘마이페이지’를 부여받아 업무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상당히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소건설업계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공공입찰 전담 인력을 보유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외부 인력에 회사 인증서를 주고 업무를 위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사에 소속된 직원 B씨가 겸직으로 C사와 D사의 입찰 업무를 일괄 처리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 차세대 나라장터에서는 B씨가 A사 업무 밖에 처리할 수 없다. 법적으로 C사와 D사의 계정을 부여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충남의 한 지역건설사 대표는 “1∼2년에 1건 정도 수주하는 업체들은 공공입찰 업무 전담 인력을 두기 어려워 5개사 정도가 패키지로 특정인에게 업무를 일괄로 맡기는데, 차세대 나라장터의 시스템이 너무 당황스럽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조달청 측은 “회사 인증서는 타인에게 대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회사에 정규직으로 소속된 직원만 입찰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옳다”라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서는 안 된다. 차세대 나라장터가 유사 페이퍼 컴퍼니를 시장에서 서서히 퇴출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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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jh6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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