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공식 환영 만찬 리셉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운데 2층 발코니)가 행사를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아래 줄 가운데)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비롯해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 내외와 함께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 무대에서 글로벌 안보 공조 강화와 함께 원자력, 반도체, 방위산업 등 주력산업 지평 확대 등 세일즈 외교에서도 결실을 맺었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워싱턴DC에 도착한 직후부터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핀란드, 일본 등 7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원전, 방산, 인프라, 공급망,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신규 원전 협력에 관해 논의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관심을 모았다.
체코 정부는 지난 2022년 신규 원전 건설을 결정하고 국제경쟁 입찰 절차를 진행했다. 최대 4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이번 사업에는 한수원과 프랑스 EDF 등 2개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경합하고 있고 이달 내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수주가 성사된다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최대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시공능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금융지원도 가능하므로 대한민국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분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고 박춘섭 경제수석이 전했다.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기후변화에 대응할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다시 주목하고 있는 유럽 각국으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무대를 확대할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네덜란드 1기, 핀란드 5기, 스웨덴은 6기의 원전을 현재 운영 중이며 추가 원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추가 원전 도입을 위한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인 네덜란드와 핀란드, 지난해 8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추가 원전 도입을 추진 중인 스웨덴 측에도 적극 구애에 나섰다.
스웨덴은 새로운 핵심광물 공급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월 북부 키루나 지역에서 100만t 규모로 추정되는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와 함께 2022년 출범한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의 창립 멤버로서 중점 협력국으로 꼽힌다.
딕 스코프 네덜란드 신임 총리와 회담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스코프 총리는 “한국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에서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양국 간 반도체동맹과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도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열고 캐나다의 향후 국방력 증강을 위해 방산 분야에서의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지난 회담에서 합의한 경제ㆍ에너지ㆍ미래세대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한일, 한미일 간 안보협력도 지속 강화하자고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며 국제사회와 연대해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나토 회원국들도 글로벌 핵심 현안 대응을 위한 나토-인도ㆍ태평양 지역 파트너국 간 공조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에서 “인태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가치 공유국인 한국과 독일이 양자 협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에서 주재한 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조우하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국민과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 그러면서 누가 봐도 지원 방식과 연장선상에서 납득이 되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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