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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오너일가, 18개월 간 주식 5조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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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7 10:28:39   폰트크기 변경      
CEO스코어, 대기업집단 71곳 분석… 삼성가 세모녀 3조3000억 처분


그래픽 : CEO스코어 제공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최근 1년 6개월 동안 5조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가 세 모녀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주식 매도 규모는 전체 66%가 넘는 3조3000억원 규모를 차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동일인(총수)이 있는 대기업집단 71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계열사 주식 취득ㆍ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주식 처분 규모는 5조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주식 매도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이 꼽혔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세 모녀는 총 3조3157억원의 지분을 매각해 나란히 1∼3위에 올랐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홍 여사를 포함해 삼성 오너 일가는 2021년 4월부터 주식담보대출과 시간 외 매매(블록딜) 등 주식 매도를 통해 매년 분납 형태로 상속세를 내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 지배 구조와 직결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처분은 없었다.


이어 지주사 전환에 나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 1809억원을 처분했다. 형제간 계열 분리에 나선 효성그룹이 지주사를 분리한 데 따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효성중공업 지분 1359억원어치를 팔았다.

아울러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1017억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938억원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776억원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720억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676억원 순으로 주식 처분 규모가 컸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상속ㆍ증여도 이어졌다. 같은 기간 상속ㆍ증여된 지분 규모는 총 1조21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주식이 상속ㆍ증여된 오너 일가는 효성그룹이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소유한 효성과 효성중공업 등의 계열사 5곳 주식 7880억원이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3남인 조현상 부회장에게 각각 6135억원, 1745억원 규모로 상속됐다.

3세 승계를 준비 중인 한솔그룹은 뒤를 이었다. 조동혁 한솔그룹 회장은 787억원의 한솔케미칼 지분을 장녀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에게 신탁했다. 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차녀 서호정 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631억원어치를 증여했고, 정지선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524억원어치를 부인과 자녀, 조카들에게 나눠 증여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도 아들 허윤홍 GS건설 사장에게 311억원 규모의 GS건설 지분을 증여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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