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 E&S와의 합병에 대해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고객들이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것은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18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양사 합병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 사장은 직접 PT 발표를 진행하며, 양사의 합병 배경과 기대효과, 합병 후 장기적 전략 방향 등을 소개했다.

우선, 박 사장은 “이번 합병은 SK그룹이 올해초부터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에너지 산업은 전기차 캐즘과 전력수요 급증 등 상황에서 탄소중립과 함께 토털 솔루션을 요구받는 등 과거와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현재의 대내외 환경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산업의 확고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하고 구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병 배경을 밝혔다.

박 사장은 합병의 기대효과로 △에너지 포트폴리오 통합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 재무 및 손익 구조 안정화 △양사의 역량 결집에 따른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 등을 꼽았다.

특히, 박 사장은 양사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석유 LNG 사업의 경우, 업스트림 영역에서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원유와 LNG 탐사 개발 역량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경우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다운 스크립 영역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갖고 있는 LNG 캡티브 수요와 SK E&S의 소싱 및 운영 역량을 제작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원가 절감 및 SK E&S의 사업 확대가 동시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박 사장은 “SK E&S의 ES 설루션, 분산 발전과 SK 이노베이션의 액체 냉각 배터리 등을 결합하면 패키지화가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데이터센터 등의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장기 전략 통해 2030년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20조원 규모의 종합에너지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아태 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일류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사장은 SK온ㆍSK트레이딩인터내셔널ㆍSK엔텀 등 3사 합병과 관련해서도 “SK온의 경쟁력 강화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새로운 성장기회 확보를 위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온은 앞으로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연간 5000억원 규모의 EBITDA를 기반으로 배터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미래 전기차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경영진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 / SK이노베이션 제공

양사는 합병 이후에도 CIC(사내독립기업)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TF(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추형욱 SK E&S 사장도 “합병 후에도 SK E&S의 지속적인 수익력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며 “SK E&S가 하던 사업 운영체제, 의사결정 구조를 큰 변화없이 유지하고, 지금까지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향후, SK이노베이션 내 계열사들의 추가적인 개편은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박 사장은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이슈가 있어서 여러 얘기가 나오지만, 이번 합병은 상당히 큰 변화로 상당 기간 동안은 조직의 역량과 시너지를 내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며 “당분간 조직을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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