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이 사업은 1000㎿급 원전 2기를 신규 건설하는 것으로 공사비 규모가 최소 24조원 이상이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의 쾌거다. 20조원 규모였던 UAE 원전 수출보다 규모가 더 크고, 특히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 원전 강자인 프랑스를 제치고 따낸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깊다.
이번 수주전에서 경쟁국 프랑스는 ‘유럽 대 유럽밖’ 구도를 만들어 여론을 공략했으나 체코 정부는 철저한 납기 준수와 가성비까지 갖춘 K원전의 손을 들어줬다. 유럽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인 중동 사막에 원전을 건설하고 한 치의 오차 없이 운용하며 높은 기술력과 시공 능력을 보여준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원전 도입 이래로 50년 동안 국내외 36기의 원전을 지속 건설해 오며 축적한 기술로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한 배경엔 지난 정부의 탈원전 아픔을 딛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구성한 ‘팀코리아’의 역할이 컸다. 탈원전 폐기를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 아래 대통령이 수주전에도 직접 나섰고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우리 기업들과 산업부, 외교부 등 정부도 함께 총력전을 펼쳐 수주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이번 성과는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에 첫 교두보를 확보한 만큼 향후 한국 원전 수출 확대의 중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양질의 수출일감이 대량으로 공급되면 국내 원전업계에도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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