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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 격화에 하루 3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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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9 19:04:1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서용원 기자]방글라데시 정부가 추진 중인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가 거세게 확산하면서 사망자도 수십명대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19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수도 다카에서 모든 집회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다. 경찰이 실탄을 사용하고 군대까지 동원됐다는 목격도 나오고 있다.

다카트리뷴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비 부르 라만 방글라데시 경찰청장은 “다카에서 모든 대중 집회와 행진을 금지한다”며 “공공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파룩 호사인 다카 경찰청 대변인도 전날까지 충돌로 경찰 약 100명이 다쳤고 50개의 경찰 시설이 불탔다고 밝혔다.

또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의 공동 사무총장 루훌 카비르 리즈비 아메드를 체포했다며 자세한 구금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사건 수백 건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에도 다카 시내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으며 학생 수백 명이 다카 주요 상업지구인 바나니 도로를 봉쇄했다. 철도 운영도 중단됐다.

전날 일부 시위대는 국영 방글라데시 텔레비전(BTV)으로 향해 방송국 수신 관련 건물과 외부에 주차된 차 수십 대에 불을 질렀다. 이 일로 BTV 방송이 중단됐다.

다카의 재난관리청 사무실과 주요 경찰서, 경찰차들도 방화 대상이 됐다.

시위대는 응급 서비스를 제외한 전국 교통수단의 ‘’전면 봉쇄‘’를 시행하겠다며 다카 시내 주요 도로와 외곽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또 방글라데시 중앙은행과 총리실, 경찰 공식 웹사이트 등이 해킹돼 홈페이지에 ‘’학생 살인 중지, 이제 더 이상 시위가 아니라 전쟁이다‘’ 등의 문구가 올라왔다.

시위대는 할당제 폐지 주장과 함께 하시나 총리를 독재자라고 부르며 퇴진을 요구하는 등 시위는 반정부 양상을 띠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2009년부터 총리를 맡으며 장기집권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야당의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에서도 압승해 5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으며 당국도 무기한 휴교령을 내리고,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군을 동원해 실탄을 사용하며 시위대를 진압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AFP 통신은 주요 병원을 통해 자체 집계한 결과 18일에만 32명이 사망하고 1000명이 다쳐 치료받는 등 지금까지 시위로 3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 병원에서 7명이 사망했다”며 “처음 두 명은 고무탄에 맞아 사망한 학생이었지만 나머지 5명은 총상을 입은 사람이었다”고 AFP에 증언했다.

당국은 공식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AP통신도 전날 시위대를 향해 국경수비대원이 소총과 폭음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고,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질서 유지를 위해 군대 소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시위는 당국의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 도입 움직임으로 촉발됐다.

2018년 방글라데시 정부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들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대규모 대학생 반대 시위로 폐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다카 고등법원은 이 정책에 문제가 없다며 정책 폐지 결정을 무효로 했고, 대학생들이 다시 거세게 반발하며 전국에서 시위에 나서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은 정부 일자리를 선호하다 보니 매년 약 40만명의 졸업생이 공직 3천개를 놓고 경쟁하곤 한다.

이번 결정은 사법부가 내린 것이지만 많은 이들은 사법부는 정부의 ‘’거수기‘’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하시나 총리가 자신의 지지 세력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하시나 총리도 반대 시위대를 독립 전쟁 당시 파키스탄 군과 협력한 라자카르 군에 비유하면서 노골적으로 할당제 부활을 지지하고 있어 시위대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방글라데시 대법원은 내달 7일 고등법원 판단에 대한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지만, 정부는 격화하는 시위를 이유로 판결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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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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