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경남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공사비가 건설사의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에 더해 품질·안전관리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너나 할 없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조6212억원, 영업이익 14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7조1634억원)보다 2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236억원)에 비해 무려 34.1% 급감했다. 현대건설이 올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잿값이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린 데다, 고품질 확보와 안전기준 준수 등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며 원가율이 악화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원가율은 94.9%로, 전년 동기(94.1%) 대비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조7683억원, 영업이익이 1325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3조2714억원)보다 15.4%,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177억원) 대비 39.1% 감소한 수준이다.
GS건설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2156억원, 734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3조4950억원·-4138억원) 대비 매출액은 8.0%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여파에 따른 적자에서 벗어난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영업이익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DL이앤씨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575억원, 826억원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1조9706억원) 대비 4.4%,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19억원)보다 14.9% 증가한 수준이다.
DL이앤씨는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2분기(1346억원) 이후 여전히 1000억원을 밑돌며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높은 품질·안전관리비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며 당분간 원가율 개선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자잿값, 인건비는 상승이 불가피하고, 높은 수준의 품질·안전관리에 대한 요구로 인해 관련 비용 부담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건설공사비지수가 건설현장에 제때 반영되지 못하며 향후 2~3년 내 건설사의 원가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건설사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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