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티몬ㆍ위메프 정산 지연사태 지속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7-23 10:47:07   폰트크기 변경      

티몬에서 상품을 판매한 기업들이 판매를 취소하거나 상품 등록을 중단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티몬에서 숙박권과 입장권을 판매한 플레이스토리는 최근 구매 고객에게 대금 정산이 늦어서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사진: 독자 제보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하지 못한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와 등록을 중단하거나 판매한 상품은 고객에게 구매를 취소하도록 안내하면서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수혈에는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해당 플랫폼에서 최근 정산이 미뤄지자 추가 정산 지연을 우려해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미 고객이 결제를 완료한 상품을 계획대로 진행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상품 결제 이후 최대 2달이 지난 뒤에야 대금을 받을 수 있는데, 앞서 판매한 상품 대금이 제대로 정산되지 않으면서 여행사는 상품 운영에 필요한 자금 운용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당장 출발 일정이 임박한 상품은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그 외 상품에 대해서는 여행사별로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주부터 티몬, 위메프에서 모든 여행 상품을 삭제하고 이미 결제한 고객 상품 운영 방안을 법무팀과 논의하고 있다. 교원투어는 8월 출발 상품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취소하고 교원투어에서 재구매하도록 안내하는 중이다.

항공권과 입장권 등 단일 상품은 갑작스럽게 이용이 취소됐다. 23일 출발하는 항공권 취소를 22일 오후 늦게 공지하면서 소비자 불만도 커진 상태다. 티몬에서 결제한 항공권은 취소하고 여행사나 항공사 자체 사이트에서 재결재 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고객 문의가 몰리면서 연결도 쉽지 않은 상태다. 플레이스토리는 티몬에서 판매한 리조트 숙박권, 워터파크 입장권 등을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하고 취소와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다.

판매자 이탈이 가속화될 수록 티몬과 위메프가 대금을 정산하는데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티몬 캐시’등 각종 현금성 상품을 할인 판매하면서 자금을 확보한 후 이를 활용해 판매자 정산 등에 사용했다. 상품권을 구매한 고객은 2개월 뒤 현금처럼 쓸 수 있는데, 이 시기가 도래하면 다시 자금을 융통해야 하는 구조다. 이 비용은 각종 상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충당하는데 판매자가 이탈하면 자금을 확보할 길이 좁아진다. 결제액 규모가 큰 여행상품이나 가전제품 등이 빠지면 타격은 더 크다.

이 때문에 티몬은 22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정산 지연을 알렸지만, 정산 재개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위메프 역시 지난 8일 정산 지연 사태가 시작 된 후 차례로 대금을 입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일을 넘겨서 입금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상품 결제 취소가 이어지면서 티몬은 이날 갑작스럽게 본사 근무를 중단하고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사무실에는 내부 수리 공사 중이라고 안내했지만, 직원들도 당일 재택근무 사실을 알았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티몬과 위메프가 큐텐에 인수된 후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거래 규모를 키우고자 무리한 할인과 상품권 판매에 나서면서 자금 순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위메프는 인수 전부터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는데도 특가 할인 행사 등으로 자사가 부담하는 쿠폰을 대량으로 발행, 판매 대금에서 할인 비용을 정산한 금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일도 속출했다. 최근 대금 지연이 정산된데도 할인 쿠폰이 적용된 상품에서 역마진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권 할인 판매로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자금력이 없으면 정산 부담만 커지고 할인 쿠폰으로 고객을 모아도 마진율이 낮아 플랫폼에는 손해인 방식을 계속 고수한 게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큐텐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대금 정산을 미루거나 문제 해결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가장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생활경제부
문수아 기자
moon@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