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작년 4분기 한국 지수 142.9
인플레 고려한 실질상승폭 9.3% 그쳐
[대한경제=김국진 기자]한국의 주거용 부동산값이 2010년부터 14년간 42.9%나 올랐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오름폭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조사대상인 59개국 평균 상승폭(90.2%)의 절반에 못 미친데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주거용 부동산가격지수 오름폭은 9.3%에 그쳤기 때문이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세계 59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말 한국의 명목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142.9였다. 기준연도인 2010년(100)과 비교해 42.9% 올랐다는 의미지만 조사대상 59개국 가운데 상승률 순위는 48위에 그쳤다.
작년 4분기 59개국 평균지수(190.2)는 물론, 선진국 평균(178.2), 개발도상국 평균(202.6)과 비교해 훨씬 낮다.
한국의 명목 가격지수는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3분기말 154.1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말(한국 포함 23개국 한정)도 142.5로 6개 분기 연속으로 떨어지는 흐름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도 다르지 않다. 한국의 작년 4분기말 실질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109.3으로 59개국 가운데 43위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주거용 부동산값 오름폭이 9.3%에 그쳤다는 의미다. 실질 지수 역시 세계 평균(123.0)은 물론 선진국 평균(132.3), 개도국 평균(115.8)보다 낮았다.
물가를 고려하면 한국의 주거용 부동산가격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부동산경기가 과열된 2021년 4분기말로 126.1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저금리 기조 아래 풀린 과잉 유동성 장세 영향으로 주거용 부동산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치솟았고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아파트뿐 아니라 다른 주거용 부동산을 포괄한 수치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 주거용 부동산시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명목지수 기준으로 작년 4분기말까지 주거용 부동산값이 가장 많이 뛴 나라는 튀르키예로 지수가 2480.4였다. 칠레(344.2), 아이슬란드(330.4), 인도(328.0), 에스토니아(316.7), 헝가리(286.1)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이탈리아(92.0)와 키프로스(93.9)는 주거용 부동산값이 14년새 반대로 떨어졌고 그리스(102.3), 모로코(104.1), 핀란드(110.4), 스페인(110.8) 등의 집값 상승폭도 상대적으로 작았다.
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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