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경남 기자]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제강사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들어 철근 생산과 판매가 동반 급감하면서 건설현장에 철근 공급원 역할을 하는 주요 제강사들의 실적이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2분기 매출액 6조41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7조1383억원) 대비 15.4%,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651억원)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급감했다. 심지어 지난해 같은 기간 3000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올 2분기 들어 1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현대제철은 건설시황이 둔화된 데다, 저가 수입재 유입이 지속되며 판매량이 제한적으로 증가했고, 재료비 감소에도 판매가격 하락과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가 단순한 제강사들의 경우 실적 부진의 늪이 더욱 깊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올 들어 주요 제강사들의 전체 철근 생산과 판매실적이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며 제강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철근 생산량은 342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올 1월에 75만2000t으로, 전년 동월보다 7.7% 증가한 이후 2월 들어 54만3000t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0.0% 감소 전환했고, 3월과 4월에도 각각 73만7000t, 71만t으로, 16.9% 18.9% 줄었다. 5월 들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한 68만3000t으로, 70만t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철근 판매실적도 323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철근 생산과 판매실적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 들어 주요 제강사들의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강사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철근 수요 부진은 제강사들의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철근 유통가격은 지난해 말 t당 80만원대에서 올 1월 들어 t당 70만원대로 주저앉았고, 지난달 들어서는 t당 67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나마 이달에 t당 73만원대까지 올라서며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앞선 상반기 동안 철근 유통가격이 원가 이하 수준으로 큰 폭 떨어졌던 만큼 수익성 개선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2분기 제강사들의 실적 부진은 철근 생산과 판매실적 감소가 그대로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제강사들이 철근 유통가격 방어에 나선 가운데 철근 수요와 판매실적의 방향성이 향후 실적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