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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위메프 이어 티몬도 현장 환불..."돈 들어와야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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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26 17:56:11   폰트크기 변경      

26일 오전 티몬이 입주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JK빌딩 지하에 환불 접수를 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권도완 티몬 사업본부장(오른쪽 사진 가운데)이 고객들에게 환불 접수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416번!”

26일 오전 9시 티몬이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JK빌딩 지하 1층에서 연신 번호를 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번호는 티몬 직원이 아닌 티몬에서 결제한 소비자들이 직접 작성하기 시작한 명단이다.

전날 삼성동 위메프 사옥에서 현장 환불이 진행됐다는 소식이 퍼진 후 티몬 사옥에도 피해를 본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26일로 넘어가는 밤부터 사람이 티몬 사무실을 점거했단 소식에 이날 오전이 되자 피해 고객들은 회사일과 집안일도 뒤로 하고 티몬 사옥에 모였다.

이날 초기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단 고객들은 자칫 불법 점거가 될 것을 우려해 관할 지역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줄이 점점 길어지자 고객들이 직접 명단을 작성했다.

이날 티몬 현장 환불은 지상에서 줄은 선 순서대로 번호를 작성한 뒤 순서가 다가오면 지하1층 회의 공간으로 내려가 티몬 직원들에게 구매 내역과 개인 정보를 적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1000명 남짓이었던 대기자들은 정오가 되자 2000명을 넘겼다.

26일 오전 티몬 사옥 앞에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오후 들어 대기하는 고객들이 더 모여 혼란이 가중되자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 인력(오른쪽)이 추가로 투입됐다./사진=오진주 기자


지상에서 순서가 돌아와 지하로 내려가도 바로 환불을 받는 건 아니다. 이날 오전 10시께 지하에서 직원에게 자신의 정보를 넘긴 고객들은 400명대를 넘어섰지만 실제 돈을 돌려받은 사람은 100명도 되지 않는단 게 현장 접수 고객들의 설명이다.


이마저도 환불 방식이 계속 변경되면서 고객들의 불만은 커졌다. 고객들은 나뒹구는 사무실 종이와 집기를 의자 삼아 기약 없이 기다릴 뿐이다.

이미 직원에게 환불신청서를 접수했어도 돈을 돌려받지 못해 집에 돌아가지 않은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티몬 관계자가 효율성을 위해 고객들에게 QR코드로 접수를 받을 테니 집에 돌아가라고 설득했지만 고객들의 아우성만 더 커졌다. 200번대에 접수를 마쳤다는 A씨는 “이 사태가 됐는데 어떻게 티몬을 믿고 돌아가냐”며 “돈이 들어오는 걸 확인할 때까지 현장에 있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고객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자정께부터 사무실에 있었던 권도완 티몬 사업본부장은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다시 입력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추가로 지원하는 직원을 투입해 속도를 내겠다”고 고객들을 달랬다.

이날 권 본부장은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혀 고객들의 불안은 더 커지기도 했다. 티몬 측은 오늘(26일) 총 30억원 규모의 환불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26일 고객들이 티몬 사옥을 점거하면서 사무실 내 집기들이 나뒹굴고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이제 문제는 셀러(판매자)들에게 본격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집단소송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날 한 20대 젊은 셀러는 사옥에 방문했지만 “오늘은 소비자 환불만 진행된다”는 직원의 말에 지하1층으로 들어가보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국내 로펌들도 피해자들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소송전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법무법인 대륜은 이날 집단소송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정의·오현도 소송단 모집에 나섰다.

한편 전날 현장 환불을 진행한 위메프는 이날 오전 현장 환불 접수를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기다리던 고객들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까지 위메프는 2000여명에 대해 환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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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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