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지난달 서울 지역의 주택 거래량이 2년 9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서면서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기 수도권 지역의 거래량은 아직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량이 급등하고 있지만 경기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예년 수준인 3만~4만건은커녕 2만건 미만으로 밑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서울 아파트의 상승세가 일시적이고 국지적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때문이어서, 조만간 발표될 부동산 대책도 서울 지역에 맞춘 '핀셋 대책'으로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체 주택 매매 거래량은 1만732건을 기록, 지난 2021년 8월 1만1538건 이후 2년 9개월만에 1만건을 돌파했다. 아파트 거래량이 7323건을 기록하면서 서울 주택 거래량을 1만건 돌파로 견인한 것이다.
서울 지역의 비(非)아파트(단독·다가구·연립·오피스텔)는 3500여건 안팎으로 거래량이 유지되고 있다. 서울 주택 거래량이 마지막으로 1만건을 돌파했던 2021년 8월 당시에는 비아파트 거래량이 7334건이었다. 현재는 그 절반도 되지 않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지역의 비아파트 거래량은 아직 예년 수준만큼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경기 수도권 지역도 거래량 회복을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 경기부동산포털의 통계를 보면 경기 지역의 주택 거래량은 지난달 2만4574건으로, 3년 전인 지난 2021년 6월(4만692건)보다 40% 정도 줄어든 상태다. 경기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달 1만3093건으로 2021년 수준인 1만5000여건까지 다다르지 못한 상태다.
경기 지역의 비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021년 2만5000건 이상을 기록했는데 올해 6월에는 1만1481건으로 절반 미만으로 급락했다.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문제 등으로 비아파트 매매·임차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경기 지역의 비아파트 거래량이 회복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외에 거래 회복이라고 할만한 주택 유형이나 지역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서울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상당히 쏠렸다는 의미이며, 그 와중에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전국적으로 높다는 말이다.
국토부가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 상승세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도 이때문이다. 서울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비아파트나 경기 수도권·지방 지역은 회복 단계도 들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에 대한 쏠림현상을 막자고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기에는 경기 수도권과 지방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사회적 인식이 비아파트보다 아파트 선호로 돌아섰기 때문에 비아파트 수요를 늘리기 어렵다"며 "비아파트의 임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수요를 확보하려면 결국 다주택자 규제 완화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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