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운전자 차모(68)씨가 30일 구속됐다. 사고가 난 지 29일 만이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김석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차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차씨는 이날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오면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1일 차씨는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200여m 역주행하다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다른 차량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시중은행 직원 4명과 서울시청 직원 2명, 서울 대형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 등 9명이 숨졌고, 차씨 부부를 포함한 7명이 다치는 등 모두 16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경찰은 지난 24일 범죄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히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차씨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밀 감식ㆍ감정을 통해 사고 당시 차씨가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을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차씨는 세 차례 피의자 조사에서 모두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입장을 이어갔다.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을 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차씨의 주장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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