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서울과 분양가상한제 지역의 신축 분양은 수백만명이 몰릴 정도로 뜨겁지만 지방 미분양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접수를 마비시킬 정도로 몰렸던 경기 동탄의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청약은 무려 295만명이나 몰렸고, 서울 반포동의 '래미안 원펜타스'는 1순위 청약에 무려 9만4000명이나 신청했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은 7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지방 미분양 물량은 2%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동탄역 롯데캐슬'의 무순위청약이 29일 접속 지연 문제로 30일까지 연장되면서 모두 294만4780명이 신청했다. 지난 2월 서울 개포동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무순위청약에 101만3456명이 몰린 것보다 3배 가까운 신청이다.
'동탄역 롯데캐슬'의 무순위청약이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분양가'였다. 지난 2017년 12월 당시 공급가격인 4억8200만원의 분양가로 제시되면서 자금부담도 덜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쏠림현상이 벌어졌다. 이 단지의 전용 84㎡가 지난달 14억5500만원에 거래됐고, 전세가격도 5억원 안팎이기 때문에 전세 세입자만 유치하면 무자본으로 시세차익 10억원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시세차익 20억원을 노릴 수 있는 '래미안 원펜타스'의 1순위 청약은 지난 30일 마감되며 527.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두 9만3864명이 신청했다. 서초구가 투기과열지역이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22억~23억원대다. 반포동의 84㎡ 기준 시세는 4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당첨되면 시세차익 20억원을 바라볼 수 있다.
'호반써밋 목동'도 일반공급 모집으로 11만명이나 신청하는 등 지난 29~30일 모집했던 무순위청약은 수백, 수십만명의 관심이 집중되는 '로또청약'이었다.
이같은 서울, 분상제 지역과는 달리 경기 외곽 지역과 지방 지역은 여전히 미분양 문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집계됐다. 5월보다 2.6%(1908가구) 늘어난 수준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다. 게다가 경기 지역 미분양은 9956가구로 대구(9738가구)를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으로, 지난 2017년 6월(1만1229가구) 이후 7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양극화되면서 시공사들도 사업성이 좋거나 분양이 잘될만한 서울과 서울 인접 지역 중심으로 수주하려고 한다"며 "계약취소주택 등 앞으로도 무순위주택이 간간히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수요들도 상당해 이같은 로또청약 기대감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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