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광저우 8.5세대 LCD 패널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이 진행중인 가운데, 중국 1위 업체인 BOE가 아닌 2위 업체인 CSOT가 업계 안팎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국내 LCD 패널 공장을 정리한 후, 중국기업에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추진해 왔다.
1일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대형 LCD 생산 법인의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가전 업체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선전 차이나스타 옵토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를 선정하고, 배타적인 협상(일정기간 동안 우선적으로 매각협상에 임할 수 있는 권리)을 진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매각을 진행한 초기에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강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됐지만, CSOT와 MTC가 가세하면서 인수전이 가열된 후 CSOT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BOE와 CSOT는 광저우 LCD 공장 인수액을 놓고 저울질하며 눈치싸움을 벌여왔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CSOT를 통해 우회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LCD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 LED 등을 탑재한 TV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력 라인업은 LCD 패널 기반 QLED TV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고품질 LCD 패널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관계사인 CSOT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을 인수하면 가격ㆍ품질면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다 손쉽게 수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의 84.8%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 중국 쑤저우 삼성전자 LCD 공장 지분을 매각하면서 CSOT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업계 최대 고객사인 애플은 삼성과 LG 이외에 BOE도 복수 협력사로 끌고 갈 공산이 높아 중국 1위 디스플레이기업인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계산도 있을 수 있단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가 고객사이다 보니 다각도로 이해관계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OLED TV용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LCD TV용 공장은 없고, OLED TV용 라인은 케파가 작다”고 말했다.
지난달 ‘디스플레이산업 성공전략 세미나’에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보다 CSOT 간 경쟁과 LCD 패널 가격 오름세”라면서 “지난해 1조원쯤으로 관측된 매각 대금은 최근 2조원 이상으로 치솟은 것으로 중국 현지에서 전해진다”고 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5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관련 “진행 중이고 진척이 있는 것은 분명하며,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며 “다만 그 정도의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꽤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일축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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