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인도 남부에서 몬순(우기) 폭우로 발생한 대형 산사태 관련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케랄라주 와야나드 지역 메파티 타운 인근 언덕 마을들을 덮친 산사태로 이날까지 최소 288명이 사망했다.
케랄라 주당국은 전날 227명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라고 확인했다. 이들 실종자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해 사망자 수는 더욱 불어날 수 있다.
희생자 대부분은 차(茶)밭에서 일했던 이들로, 밭이나 주변 소형 주택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국은 산사태로 인한 부상자 20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고 5천590여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군 병력을 포함한 구조대원들은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산사태로 파괴된 도로들과 대형 다리 하나를 재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이어지는 폭우와 약해진 지반 등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사태는 피해 지역에 지난달 29일과 30일 572㎜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일어났다. 산사태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 15분께 처음 발생했으며, 3시간 후 더 강력한 두 번째 산사태가 뒤따랐다.
이 때문에 약 10㎢의 지역이 두꺼운 흙더미로 뒤덮였고 주택과 공공 인프라 등도 파괴됐다.
케랄라주는 인도에서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무분별한 개발도 잦은 재해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 뉴델리가 속한 북부에서도 폭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뉴델리에서는 전날 밤 쏟아진 폭우로 인해 5명이 익사 등으로 숨졌다. 뉴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주 구루그람과 우타르프라데시주 그레이터노이다에서도 각각 3명과 2명이 감전 등으로 사망했다.
또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주에서도 전날 밤부터 내린 폭우로 최소 2명이 목숨을 잃고 50명이 실종됐다.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도 전날 밤부터 폭우가 쏟아져 5명이 숨졌다.
인도에서는 대체로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기간에 1년 강수량의 대부분이 집중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몬순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지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탓에 극한 폭우 등 기상 이변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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