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2024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당초 목표(금메달 5개)를 일찌감치 달성한 데 이어 4일부터 이어지는 대회 후반부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13개 이상) 도전에 나선다.
2008년 중국 베이징 대회(금 13개ㆍ은 11개ㆍ동 8개)나 2012년 영국 런던 대회(금 13개ㆍ은 9개ㆍ동 9개) 성적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수 감독,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사진: 연합뉴스 |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나라는 단체 구기종목 중 여자 핸드볼만 파리 입성에 성공해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144명의 선수로 선수단을 꾸리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2020 일본 도쿄 대회(금 6개ㆍ은 4개ㆍ동 10개)보다 낮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종목을 막론하고 전 세계 스포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점도 이 같은 예상에 한몫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우리 선수단은 대회 개막 후 8일째인 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대회 전반기에만 금메달 9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얻어 메달 순위 6위에 오르면서 기막힌 반등에 성공했다.
2020 도쿄 대회 성적은 이미 넘어섰고,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전체 메달 수(금 9개ㆍ은 3개ㆍ동 9개)와도 동률을 이뤘다.
양궁이 5개 세부 종목 중 이미 끝난 4개 종목을 석권했고, 사격이 금메달 3개를 수확하며 ‘효자 종목’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펜싱도 금메달 2개를 보태며 이른바 ‘총ㆍ활ㆍ검’ 3개 종목에서만 금메달 9개를 따냈다.
대회 첫날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이튿날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오예진(IBK기업은행)은 올림픽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정상에 올랐고, 양궁 여자 단체전에 나선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광역시청)은 ‘올림픽 10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이어갔다.
이후에도 우리 선수단의 금빛 질주는 이어졌다.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반효진(대구체고)은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이자 100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양궁 남자 단체전에 출전한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코오롱), 이우석(예천군청)도 올림픽 3연패에 성공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오상욱을 비롯해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출전해 3연패를 이뤘다.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도 베테랑 김우진과 신성 임시현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가져왔다.
사격 여자 권총 25m 양지인(한국체대)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임시현은 양궁 여자 개인전마저 제패하면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내친김에 우리 선수단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조준하고 나섰다.
우선 남자 양궁 개인전에는 대회 3관왕에 도전하는 김우진과 함께 김제덕, 이우석이 출전해 ‘메달 싹쓸이’를 노린다.
특히 양궁은 남자 개인전에서도 우승한다면 4개 세부 종목(남녀 개인전ㆍ남녀 단체전)으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전 종목을 제패하는 업적을 달성한다. 양궁 혼성 단체전은 2020 도쿄 대회부터 정식 세부 종목이 됐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준결승전에 진출해 있다.
한국 복싱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여자 54㎏급 임애지(화순군청)도 준결승전에 나선다. 임애지는 이미 동메달을 확보한 상태다.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별도로 치르지 않기 때문이다.
‘종주국의 자부심’으로 무장한 태권도는 신예 박태준(경희대), 베테랑 이다빈(서울시청) 등이 주목받고 있다. 여자 골프에서는 고진영(솔레어)을 비롯해 김효주(롯데), 양희영(우리금융)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근대5종 세계선수권에서 두각을 보인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성승민(한국체대), 이번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브레이킹에서 초대 금메달리스트에 도전하는 김홍열(도봉구청)도 기대주로 꼽힌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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