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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충청권 하계U대회 경기장 유찰 반복...제2 ‘새만금 잼버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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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05 16:34:57   폰트크기 변경      

기재부의 사업비 삭감으로 공사비 부족 

업계 “실행률 20% 부족...터무니 없는 수준”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2027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예산 부족으로 주요 경기장 건립사업이 유찰을 반복하며 자칫 제2의 ‘새만금 잼버리 사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예산 절감에 초점을 맞춘 기획재정부의 경직적인 총사업비 관리 체계가 이번에는 국제행사의 발목을 잡았다.

5일 충청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행정중심도시건설청(행복청)이 지난달 12일 공고한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의 ‘행복도시 종합체육시설 건립사업(설계금액 883억원)’에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접수한 건설사가 한 군데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대평동에 들어설 종합체육시설 건립 사업은 7만4032㎡ 부지에 4000석 규모의 체육관과 3000석 규모의 실내 수영장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탁구와 수구 종목이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 충청남도가 발주한 턴키 방식의 ‘충남국제테니스장 조성사업(619억원)’에도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충남도는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내포신도시 일원에 5만541㎡ 규모에 국제대회급(유니버시아드급) 테니스코트 총 20면과 주차장 400면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올해 초 사업 발주 소식이 나왔을 때만 해도 물량 가뭄에 시달리던 지역 건설업계는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사업비가 공개된 후 건설업계 모두 고개를 돌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불거진 자재 가격 폭등 및 인건비 증가분이 2020년 책정됐던 사업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사업성을 검토했던 A사 관계자는 “두 사업 모두 사업 실행률을 검토해 본 결과 사업비가 약 20%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라며, “공사비가 2%만 손실이 나와도 참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20%나 부족하다는 것은 사업비 책정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충남국제테니스장의 경우는 2013년 착공했던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의 테니스장의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10년 전 건립비용(약 410억원)과 비교해 거의 증액이 되지 않은 수준이다. 예산 검토 과정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공사비 부족 사태의 원인은 지자체와 기재부에 있다.

이 대회는 지난 2022년 국비가 지원되는 국제행사로 승인을 받으며 기획재정부로부터 사업비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기재부는 두 차례에 걸쳐 사업비 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청과 충남도 등이 요청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관계자는 “행복청 종합체육시설의 경우는 국제대회를 치르는 경기장이 아닌, 지역의 일 체육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업비가 책정되며 공사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재부를 설득하지 못한 행복청과 충남도 등도 문제다. 충분한 근거를 갖고 시설비를 확보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과거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는 특별법까지 만들어서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했는데, 지금 정부는 새만금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 이후 지자체가 유치한 국제행사에 지원폭을 줄이고 있어 만 3년 앞으로 다가온 국제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도는 사업비 증액 가능성을 한 달가량 검토하기로 하며 재공고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고, 행복청은 오는 7일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설명회 참석은 하겠지만 사업비 증액 없이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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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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