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2곳 중 23%가 설계ㆍ시공단계서 철근 누락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연합

[대한경제=김민수 기자]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주택사업지구 중 23개 지구에서 철근(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감사원이 공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관 특혜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총 102개 공공주택사업지구 가운데 23개 지구(22.5%)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6개 지구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나머지 7개 지구는 시공 단계에서 철근이 누락됐다.

무량판은 두껍고 무거운 보를 없애고 슬래브와 기둥만으로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 방식이다. 보가 없어져 층고를 더 낮출 수 있고, 기둥을 얇게 만들 수 있어 면적 확보에 용이하다. 다만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전단보강근을 튼튼하게 감아주는 것이 필수다.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는 사실이 대거 드러난 바 있다.

이번 감사 결과에서는 구조 계산과 도면 작성의 책임자인 건축사사무소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건축사사무소는 용역 규정과 달리 구조 계산과 도면 작성을 분리했고, 미승인 업체에 하도급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 무량판 구조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난 23개 지구 중 LH로부터 정식 구조 도면 하도급 승인을 받은 설계사무소가 도면을 작성한 경우는 1곳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LH 측은 “무량판 구조 설계ㆍ시공 감독, 오류 검증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사항은 대부분 완료했다”며 “설계검증처(설계), 주택품질처(시공) 등 전담 관리부서를 신설하고, 외부전문가를 통한 2단계 설계 검증과 시공 중 안전점검 확대, 건축 구조도면 일반 공개 등을 통해 설계와 시공 단계의 오류 검증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건축설계 공모 시 건축사와 구조기술사 공동 계약을 도입해 구조설계 하도급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안과 시공 투명성 제고를 위한 주택건설 시공 현장의 영상기록 확대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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