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지시ㆍ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첫 재판이 9월 11일 열린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다음 달 11일 오전 10시 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위원장과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통상 첫 공판에서는 검찰이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모두(冒頭) 절차가 진행된다.
정식 공판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어 수감 중인 김 위원장도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이날 공판에서는 SM엔터 시세조종 사건으로 지난해부터 차례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모펀드 운영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 재판과의 병합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공소사실과 증거가 다수 겹치면 심리의 효율성을 위해 사건을 병합심리 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 위원장 측도 전날 법원에 병합심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작년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4일에 걸쳐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원아시아파트너스의 SM엔터 보유 지분이 5% 이상에 해당해 주식 당국에 대량 보유 보고를 해야 함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보유 지분을 숨긴 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함께 2월 16∼17일, 27일 3일간 363회에 걸쳐 원아시아파트너스 명의로 약 1100억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ㆍ물량소진 주문해 시세조종 했다고 판단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홍 전 카카오 대표, 김 전 카카오엔터 대표 등과 공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명의로 190회에 걸쳐 약 1300억원 규모의 SM엔터 주식을 사들였다고 본다.
전날 구속기소 된 김 위원장은 이근수 전 제주지검장,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 한승 전 전주지법원장 등을 비롯해 30여명의 초대형 변호인단을 꾸렸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