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규모 방화문 제조업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
대기업 입수합병 제한 등 권고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 관심
[대한경제=서용원 기자]동국씨엠이 연내 아주스틸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고 세계 1위 컬러강판 생산 회사로 입지를 굳힌다. 아주스틸의 자회사 중 방화문 제조업에 진출한 아주엠씨엠까지 함께 편입될 예정인데, 방화문 제조기업 중 대형사 간의 M&A는 제한이 권고된 사항이라 동국씨엠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1일 동국씨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컬러강판업계 4위인 아주스틸을 인수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국씨엠은 총 1285억원으로 아주스틸 지분 56.6%를 확보한 후 연내 아주스틸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로 △생산 원가 절감 △원ㆍ부재료 통합 구매를 통한 구매력 강화 △방화문ㆍ엘리베이터 도어 등 컬러강판 사업 역량 강화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컬러강판업을 하는 동국씨엠과 아주스틸의 M&A 작업은 순조로워 보인다. 문제는 방화문 제조업이다.
동국씨엠은 방화문 제조업도 영위 중인데, 인수작업이 완료되면 아주스틸의 자회사이자 방화문 제조업체인 아주엠씨엠까지 품게 된다. 이들 기업이 진출한 방화문 제조업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향후 3년간 대기업의 방화문 제조업 시장 진입과 방화문 업체 M&A 자제, 생산시설 확장 자제가 권고된 상황이다. 대상 기업은 동국제강(동국씨엠), 아주엠씨엠, 경동원 등이다.
권고사항을 어기면 동반성장위원회가 조율에 나서며, 원활히 해결되지 않을 시 언론 공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이지만, 지금까지 이를 어겨 언론 공표 단계까지 간 기업은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해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세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하지만, 동국씨엠과 아주엠씨엠 모두 방화문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되면 권고사항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동국씨엠 측과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국씨엠 입장에서는 방화문 제조업을 포기하자니 아쉽고, 이어가자니 중소기업 적합 업종 권고사항에 위배될 수 있어 고민거리다.
국내 방화문 제조시장 규모는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건물 안전, 화재 예방이 중요해지면서 향후 건설경기 재개 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인수를 결정한 아주엠씨엠 역시 지난해 방화문 제조업만으로 400억원가량의 매출 실적을 냈다. 로봇을 이용한 방화문 생산 자동화 설비 등을 구축하며 고품질, 대량 생산능력도 갖췄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개별 사업 건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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