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 적합성 여부 연구용역
이르면 연말 중앙부처에 제출
“100% 흑자 올림픽 자신 있다”
10여개국 출사표, 역대급 경쟁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올림픽 유치에 대한 의지를 밝힌 가운데, 지난 2022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26차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 공식 만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올림픽을 두고 “유치만 하면 100% 흑자 올림픽”이라 평가한 가운데 서울시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대회 개최지 적합성 여부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에 돌입했고 이르면 연말까지 중앙부처에 개최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공감대 형성에 11억9300만원, 유치 신청서 제작에 7억원, 유치 희망도시 대한체육회 부담금에 5000만원 등 총 25억8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2036 서울 하계올림픽 사전타당성조사 학술용역’도 시작했다. 시 관계자는 “빠르면 10월 중으로 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때부터 중앙정부와의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8 서울올림픽의 개폐회식이 열렸던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전경 / 사진 : 안윤수 기자 |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파리 올림픽 초반 현장을 둘러보니 서울은 더 잘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안심할 수 있는 치안도 서울의 큰 강점이고 센강보다 훨씬 깨끗하고 수려한 한강은 올림픽이 치러지면 여러 이유로 세계인의 눈길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올림픽에 개최에 대한 시민 여론이 호의적이라는 점을 가장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실제 지난 2022년 글로벌리서치에서 서울시민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시민의 72.8%가 서울에서 하계올림픽을 재유치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시민들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43.8%)을 꼽았다. 실제로 올릭픽 개최에는 시설투자 등을 중심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일례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비용이 68조5000억원, 2020 도쿄올림픽은 45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이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단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미 우리는 1998년 올림픽을 치러본 경험이 있어 인프라가 충분하고, 사전 포석으로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렸던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을 비롯해 그 일대 올림픽 시설물을 스포츠ㆍ국제회의 공간으로 리빌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민간투자 사업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입해 35만㎡ 부지에 ‘잠실 스포츠ㆍ마이스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 국고 투입 없이도 2030년 전후로 올림픽을 치를 만한 최신 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광장에서 양궁을 하고, 센강보다 수질이 깨끗한 한강에서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날이 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확보된 시설은 오 시장이 언급한 ‘100% 흑자 올림픽’이 가능한 이유다. 아울러 시는 인천ㆍ경기, 대학교와 민간이 보유한 스포츠시설을 공동 사용해 시설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시설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선수촌 건립비용 역시 주택재개발사업 등을 활용한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앞서 88 서울올림픽 때도 5540가구 아파트를 세워 올림픽 기간 참가 선수단과 기자단 숙소로 사용한 뒤 민간에 분양했다.
1988년 9월 17일 잠실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개회식 장면. / 사진 : 국민체육진흥공단 |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2027년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이 선정되면 그리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에 이어 전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두 번 이상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그랜드 슬램’ 국가 반열에 오른다.
문제는 유치 경쟁률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현재 유치를 희망하는 곳은 인도 아마다바드-뉴델리, 중국 칭다오,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이집트 신행정수도, 카타르 도하, 덴마크 코펜하겐, 폴란드(도시 미정), 멕시코(도시 미정) 등 10개가 넘는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미래유치위원회가 후보 도시들 가운데 어느 한 곳을 선택해 우선 협상 도시로 추천하면 IOC 집행위원회가 승인한 뒤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27년 총회에서 결정된다고 가정하면 미래유치위원회가 개최 도시를 선정하는 시점은 이르면 2025년 말이나 2026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지금부터 유치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도 시간이 촉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는 아직 서울시의회의 승인과 문체부와 기획재정부의 국제경기대회 유치 심사, 국제행사 심의 등 국내 유치까지의 지난한 심사한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와의 서울시가 원팀이 되어 신속하게 추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