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5:1…731가구 신청
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 38%
‘맞벌이ㆍ다자녀 가정’ 가장 많아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사진 : 공항사진기자단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필리핀 출신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선정된 10가정 중 3가정은 이른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강남3구’ 맞벌이 가구의 신청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만큼, 최종 선정 비율도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7월 17일부터 8월 6일까지 3주간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이용가정 모집에 총 751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시는 이 중 총 157가정을 선정했다. 경쟁률은 약 5대 1로 집계됐다. 타 시도 신청 2건, 중복 신청 18건을 제외하면 총 731가정이 신청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이용 가정 신청 및 선정결과 / 자료 : 서울시 제공 |
선정 결과, 유형별로는 맞벌이 다자녀 가정이 97가정(6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자녀 39가정(24.8%), 임신부 14가정(8.9%), 한부모 7가정(4.5%) 순이었다.
가정별로는 2자녀 이상 다자녀가 104가정(66.3%), 1자녀 50가정(31.8%), 자녀가 없는 임산부 3가정(1.9%)이었다. 자녀의 연령대는 7세 이하가 145가정(92.4%)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용시간은 4시간이 89가정(56.7%)으로 가장 많았다. 8시간은 60가정(38.2%), 6시간은 8가정(5.1%)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용 기간은 6개월이 143가정(91.1%), 3∼5개월이 12가정(7.6%), 1∼2개월 2가정(1.2%)으로 집계됐다. 주당 이용일 수는 5회 이상 125가정(79.5%), 1∼2회 17가정(10.8%), 3∼4회 15가정(9.6%)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남3구에 거주하는 312가정(42.6%)이 서비스를 신청해 53가정(33.7%)이 선정됐다. 강남구는 신청 120가정, 선정 22가정으로 신청과 선정 모두 가장 많았다. 선정가구는 서초구 16가정, 송파구가 15가정, 성동구 15가정, 용산구 14가정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을 다섯 권역으로 나눠 보면 동남권(서초, 강남, 송파, 강동)이 59가정(37.6%), 도심권(종로, 중구, 용산, 성동, 광진, 서대문, 동대문)이 50가정(31.8%), 서북권(은평, 마포, 양천, 강서) 21가정(13.4%), 서남권(구로, 영등포, 동작, 관악) 19가정(12.1%), 동북권(중랑, 성북, 노원, 강북) 8가정(5.1%) 선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가사관리사 수요가 ‘강남3구’에 집중된 요인으로는 이들의 높은 임금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외국인 가사관리사에게는 시간당 최저임금(올해 9860원)이 적용되는데,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월 238만원이다. 이는 30대 가구 중위소득(509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맞벌이 부부에게는 사실상 큰 액수다.
외국인 가사관리사가 서울시와 정부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한 적극적인 저출생 대책인 만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한 논의는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이에 최근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월급을 최저임금 이하로 책정할 수 있도록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요청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돌봄과 간병 자격증을 가진 이들을 전문인력으로 인정해 가구 내 고용이 이뤄지도록 해달란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 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정부가 선발한 뒤 인력파견 업체에 고용돼 E-9으로 체류 허가를 받았다. 한편 법무부는 아직 이런 시의 요청에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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