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전력수요 100GW 초과는 일상이 됐다. 최근 전력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전력시장 내 수요’ 기준으로 지난 13일 전력수요는 94.639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겨울철 최대치(2022년 94.509GW)보다 높았다. 전력예비율도 지난 5일 9.0%를 기록해 2022년 7월 7일(7.2%) 이후 2년여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전력시장 밖에서 거래되는 시장 외 수요까지 합친 전력 총수요는 12~14일 102GW 대를 기록해 종전 최대 기록(2023년 100.571GW)을 뛰어넘었다. 가히 ‘전력수요 100GW 시대’라고 할 만하다.
문제는 폭염 및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수요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시대에 부응한 반도체 생산, 데이터센터 건설, NDC 달성을 위한 무탄소전원(CFE) 전환 등을 위해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제11차 전력수급계획(전기본) 실무안에선 2038년 최대 전력수요를 129.3GW로 전망했지만, 130GW 시대가 그보다 앞당겨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무안에서 적정예비율(22%)을 고려해 필요설비를 157.8GW로 책정하고 발전설비 10.6GW 추가 확보를 위해 원전의 경우 대형원전 3기와 SMR 1기를 합쳐 4.9GW 증설을 계획했다. 그에 비해 재생에너지의 주축인 태양광 및 풍력 설비는 2038년 115.5GW로 확대해 92.5GW나 증설키로 했다. ‘4.9 대 92.5’라는 수치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탈원전 폐기’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이 실속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원전보다 5배 비싸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비상시를 대비해 예비발전소를 건설해야 하고 값비싼 전력저장장치(ESS)도 설치해야 한다. 연말에 나올 11차 확정본에선 원전설비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할 필요성이 그래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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