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하량 1억3583㎥에 그쳐
전년 比 3.9%↓…11년만에 최저
대구 이어 서울ㆍ경인 큰 폭 감소
국내 건설경기 악화 여파 ‘직격탄’
매출과 직결, 도미노 폐업 우려도
그래픽: 이인식기자 fever@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레미콘 제조사들의 수익과 연결되는 레미콘 출하량이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출하 후 1시간30분 안에 타설해야 하는 레미콘은 특성상 수출이 불가능해 국내 건설경기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건설경기가 악화함에 따라 대부분 지역에서 레미콘 출하량이 줄었다.
18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1억3583만㎥로 2022년 1억4134만㎥ 대비 3.9%가량 감소했다.
이는 2012년 1억2826만㎥에 이은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건설현장은 물론 국내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1억3885만㎥)과 2021년(1억4591만㎥)보다 적었다.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2021년 5.1% 증가한 후 2022년 3.1% 감소를 시작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레미콘은 국내 건설경기를 따라가는데, 국내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섣불리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레미콘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2016년 이후 6000만㎥가량을 꾸준히 출하하면서 전국 레미콘 출하량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ㆍ경인지역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하량은 380만㎥ 줄어들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하량 감소를 겪은 것에 이어, 최근 레미콘 운송 업자들과 운송비 인상 문제를 두고 대립하면서 업자들의 파업 가능성도 생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출하량은 2022년 대비 -6.1%를 기록해 대구(-15.3%) 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감소율을 보였다.
건설경기 불황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레미콘 업계의 고충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방에는 매출이 40%가량 줄어든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올해까지 건설경기 불황이 예상된 상황이어서 레미콘 업계의 어려움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에 건설경기가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레미콘 출하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체들의 고심이 더 깊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마땅한 지원책도 없다는 점이다. 이어 그는 “레미콘 특성상 미리 생산해 저장해놓을 수도 없기 때문에 정부가 미리 구매해주는 방안 등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올 연말부터 지방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레미콘 업체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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