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고가 아파트 잇단 분양에
3.3㎡당 분양가 역대 최고치 돌파
‘로또 청약’ 경쟁에 청약통장 무용론
1순위 청약통장 5만개 이상 줄어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불과 6년 만에 2배로 올랐다. 강남 일대 초고가 아파트 분양 영향도 한몫했지만 공사비 급등 여파란 분석이다. 분양가 급등세 속에 청약 당첨이 힘들어지면서 1순위 청약통장은 7월 한 달 동안 5만개 이상 줄었다.
18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 |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4401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년 전인 2018년 2월(2192만1000원)과 비교하면 6년 5개월 만에 2배 이상 뛴 셈이다.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올해 들어 1월 3713만7000원, 2월 3787만4000원, 3월 3801만원, 4월 3890만9000원, 5월 3869만8000원 등으로 4000만원 선을 넘지 못했지만 지난 6월 4190만4000원에 이어 불과 한 달 새 4400만원대로 뛰었다. HUG 관계자는 “연초 광진구 ‘포제스 한강’ 등 초고가 분양 단지가 나오면서 평균값이 올라갔다”며 “앞으로도 강남권 일대 분양 물량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급등세는 서울뿐이 아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평균 분양가도 81.8%(㎡당 1526만원→2773만9000원) 올랐고 전국의 분양가도 80%(1043만3000원→1878만원) 뛰긴 마찬가지다.
치솟는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7월 서울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0.76%로 2019년 12월(0.86%) 이후 5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1.19%로 전체 주택값 상승 폭을 훨씬 웃돈다.
서울을 중심으로 신축ㆍ구축 아파트 가격이 무섭게 올라가면서 청약통장 인기는 시들해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의하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48만9863명으로 6월 말(2550만6389명)보다 1만6526명 줄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34만7430명 감소했다.
특히 1순위 통장 가입자 수는 한 달 새 5만2832명 급감했다. 통장 가입 기간이 긴 수요자들이 해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청약통장 무용론이 대두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에선 ‘로또 분양’으로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통장을 갖고 있어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고 지방권에선 미분양이 속출해 굳이 통장이 없어도 골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청약통장 해지가 늘어날수록 주택도시기금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최근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기존 최고 2.8%에서 3.1%로 올리는 한편, 청약종합저축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중은행 예금금리에 비해 여전히 낮아 유인이 될지는 미지수란 지적이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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