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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권익 나몰라라?… 발뺌 의혹에 증권사들 ‘억울’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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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21 06:20:38   폰트크기 변경      

미 주식 주간거래 중단사태 및 예탁금 이용료율 인하 등에 불만 표출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맞물려 성토 확산…증권업계, 다양한 보상ㆍ지원 검토中

사진 = 이미지투데이 제공 

[대한경제=이지윤 기자] 역대급 폭락장에서 발생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중단 사태와 상반기 증권사들의 호실적 발표가 맞물리면서 투자자 권익 보호는 온데간데 없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거래중단(취소) 사태는 현지 대체거래소(ATS)의 일방적인 결정에 기인했음에도 적정수준의 보상안을 모색하고 있고, 예탁금 이용료 또한 금리 결정구조상 배제돼 있는 만큼 폭리라는 지적은 오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다수의 국내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기업규모별로 편차가 크긴 하지만 대형사는 당초 예상과 비교하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코스피지수를 비롯, 대다수 개미투자자는 이달 초 폭락으로 인해 이익은커녕 손실을 만회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다보니, 증권사들의 호실적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업계가 집계한 상반기 주요 증권사 임직원 평균 급여는 대기업 그룹사를 넘어선 것은 물론, 금융권 가운데서도 최상위를 점했다.

도화선은 지난 5일 ‘블랙먼데이’에 발생한 미국 데이마켓 중단사태가 됐다.

현지 ATS인 블루오션이 국내 연결 증권사 거래를 중단ㆍ취소한 것인데, 일부 증권사의 경우 미 증시 정규장 이후에도 시스템을 복구하지 못해 주식을 희망하는 시점에 팔지 못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됐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거래취소금액만 6300억원(9만여 계좌)에 달한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해당 증권사는 물론, 당국에 피해보상을 위한 민원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러나 “당국이 나서 자율조정을 권고하는 등 사후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거래 취소로 인한 손실을 민사보상 원칙인 직접적인 손해로 볼 수 있는지 애매한 부분이 많아, 당국이나 증권사마다 고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송구하지만, 현지 중개업체의 시스템 문제로 인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며 “그럼에도 증권사마다 당국과 협의하면서 보상을 포함한 민원 해소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 지급이 줄었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실제 KB증권은 지난 4월 평균잔액 100만원 이상 원화 예탁금이용료율을 1.06%에서 1.02%로 0.04%포인트(p)내렸고,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6월 평잔 50만원 이상의 이용료율을 1.05%에서 1.00%로, 또 50만원 미만은 0.85%에서 0.10%로 인하했다.

때문에 투자자 게시판 등에는 “실적은 역대급인데 고객에 지급하는 이용료는 줄이는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투자자 권익을 도외시하고 있는 증권사”라는 식의 불만사항이 줄을 이었다.

증권사들은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은 해당 증권사가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되고 증권금융이 정한 기준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증권사의 전산인프라 및 인력 등에 필요한 비용은 제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 같다”며 “이용료율 상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폭락이나 거래중단 사태, 예탁금 이용료 등을 실적과 연결해 폭리로 보기엔 무리라고 입을 모았다.

황세운 자본시장 선임연구위원은 “예탁금 수요는 이자율에 둔감한데, 증권사들은 수요 특성과 시장의 구조적인 성격을 파악해서 가격 결정 정책을 펴기 때문에 이자율을 크게 높이거나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블루오션 사태에 대해서도 “증권사는 서비스를 받아서 투자자들에게 중개를 하는 역할인데, 중개를 안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못하게 된 상황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에 전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im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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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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