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美에 저탄소 제품 수출
한일은 탄소 주입한 모르타르 개발
삼표, 유연탄 연료를 합성수지 대체
쌍용C&E 시멘트 연구실에서 시멘트 성분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쌍용C&E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시멘트 제조사들이 탄소저감 시멘트를 개발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멘트는 콘크리트 제작을 위한 핵심 재료지만, 탄소 배출 비중이 철강, 석유화학 다음으로 높다. 국내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중 13%가량이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할 정도다. 이에 시멘트 제조사들은 탄소 발생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자 친환경 시멘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3년여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저탄소 석회석 시멘트’를 이달 초 미국의 워싱턴ㆍ오리건ㆍ아이다호주에 총 3만t 수출했다.
이 시멘트는 일반 시멘트(1종 포틀랜드시멘트)에 비해 클링커 함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탄소 줄이기를 달성했다.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는 석회석과 점토 등을 최고 2000℃ 정도로 가열해 생성하는데, 가열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발생한다. 쌍용C&E는 시멘트 완제품에 클링커 함량을 줄이고 ‘석회석 미분말 첨가제’를 10%가량 더 투입해 기존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6%까지 낮추면서도 일반 시멘트보다 압축강도, 황산염 저항성, 물리성능, 응결시간 등 품질은 같도록 유지했다.
쌍용C&E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저탄소ㆍ친환경 시멘트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시멘트는 최근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를 개발해 시험 타설에 성공했다. 모르타르 1㎥당 이산화탄소 0.4㎏가량을 주입하면 양생과정에서 시멘트 밀도가 증가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같은 강도를 기대하면서도 시멘트 사용량은 3%가량 줄였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연간 판매하는 바닥용 모르타르 전량에 주입 시, 연간 약 5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표시멘트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성로에서 사용하는 유연탄 연료를 합성수지로 대체’ 연구과제에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클리커 생산 연료에는 다량의 탄소를 발생시키는 유연탄이 활용되는데, 유연탄 대신 합성수지를 활용해 탄소발생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또 삼표시멘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1%, 2050년 54%까지 줄이고자 1700억원을 투자해 친화경 설비를 구축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친환경 시멘트 개발 초기이지만,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친환경 시멘트가 일반 시멘트 사용량을 넘어섰다. 2022년 미국 전체 시멘트 사용량의 25% 정도였던 친환경 시멘트 사용량은 올해 1분기 53%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끝에 품질은 같으면서도 탄소저감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며, “국내도 해외와 동일한 여건이 조성되면, 국내 시멘트 산업도 탄소중립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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