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7일 임시주총을 열고 SK E&S와 합병안을 상정할 예정인데 일반주주들 선택이 주목된다.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로 합병안이 승인되면 11월1일자로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반면 일반주주에 의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8000억원 이상이면 합병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1 대 1.1917417’로 설정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반대론에 불을 댕겼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기준 주가로 합병 가액을 정하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6으로 주가 저평가 상태여서 제 가치를 인정 못받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SK이노베이션과 LNG 발전 등이 주력인 SK E&S가 합병하면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기업이 탄생한다. 대형화 시너지 효과 외에 이번 합병에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배터리 기업 SK온의 재무구조 개선 의도도 깔려 있다. SK그룹은 2021년 시장 선점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SK온을 설립했으나 ‘전기차 캐즘’ 등이 겹치면서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알짜회사 SK E&S와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SK온도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여 조 단위의 설비투자에 돌파구가 마련될 전망이다.
그룹으로선 전체 이익을 위해 합병과 분할에 나서지만 우량 기업 일반주주로선 이익을 나눠야 하기에 손해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기업의 사업구조 개편이 성공하려면 주주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공정성 확보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예컨대 상장사 기준 주가를 10년 내지 20년 장기간으로 잡아 계산하거나 아예 주가가 아닌 자산가치 기준으로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알짜회사와 합병은 기업 가치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주주들도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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