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비율도 6% 감소… 재무건전성 악화
표 : 리더스인덱스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국내 30대 그룹이 1년 사이 부채비율은 7.6% 상승, 유동비율은 6.4% 하락하며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구조 악화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두 배가량 증가했다.
27일 리더스인덱스가 각 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산 순위 상위 30대 그룹의 올해 상반기(1∼6월) 부채총액은 3704조967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293조1889억원 대비 411조7783억원 증가했다. 조사는 30대 그룹 계열사 중 상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3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부채비율은 전년 상반기 171.7%에서 올 상반기 179.3%로 7.6%p 증가했다. 30대 그룹 계열사 중 금융사를 제외하고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그룹은 금호아시아나(1254.90%), 한화(512.80%), LS(316.30%), 카카오(279.30%), KT(212.60%) 등 순이다.
이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LS다. 전년 상반기 25조4141억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19조5687억원이 늘어난 44조982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94.6%에서 280.8%로 86.2%p 상승했다. LS그룹 계열사 중 LS네트웍스 부채비율이 130.2%에서 939.7%로 급등했으며, E1도 171.1%에서 529.8%로 증가하면서 그룹 전체 부채비율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부채비율이 감소한 그룹도 있다. 가장 크게 낮춘 곳은 셀트리온이다. 부채총액만 놓고 보면 전년 상반기 2조4651억원에서 올 상반기 3조7059억원으로 1조2408억원 늘었으나, 자본총액이 5조2986억원에서 17조9618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46.5%에서 20.6%로 25.9%p 감소했다. HD현대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7.9%p 하락했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도 각각 3.8%p, 4%p 감소했다.
단기적으로 부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유동비율도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평균은 133.9%로, 전년 140.3%에서 6.4%p 하락했다. 그룹별로는 신세계(73.0%), 롯데(83.8%), CJ(85.3%), 하림(86.8%), 한진(89.3%), 한화(91.7%), 에쓰오일(97.1%) 등은 100%를 밑돌고 있다.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보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채무(유동부채)가 많다는 의미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을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 이들을 포함해 30대 그룹 중 21곳이 유동비율 20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건전성은 나빠졌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는 증가했다. 30대 그룹의 올 상반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84조9948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68조94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84조5708억원에서 29조142억원 증가한 113조5850억원을 기록했다.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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