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SMR 혁신원자력 국가산단 후보지 위치도.(제공:LH) |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신라의 천년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경주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전초기지로 거듭난다. 원자력발전 산업 메카를 넘어서 세계적 블루오션 산업으로 떠오르는 SMR 상용화를 위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생태계 조성이 한 발짝 다가섰다.
SMR은 전기출력 300MW 이하 원자로다. 원전과는 달리 바다에서 냉각수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어 입지 선정에 제약이 없다. 또 냉각제 배관 파손으로 방사능 유출 가능성도 적아 안전성도 갖추고 있다.
전동섭 한국수력원자력 SMR사업기획부 부장은 “원전은 100만년만에 한 번 사고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설계됐다면 SMR은 10억년에 한번 사고가 발생하는 수준”이라며 “방사능 유출 등 중대사고 발생 확률이 현저하게 낮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건설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원자로의 부품을 공장에서 모듈형으로 생산해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제작되기 때문이다. 10조원 규모의 원전 건설비용을 5000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30년 전후 SMR이 상용화되며 2035년 시장 규모가 최대 6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세계적 투자자 워렌버핏이 앞다퉈 SMR 투자에 나서는 이유다.
경주가 SMR 혁신원자력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배경은 이미 원전의 메카로 자리를 잡아서다. 경주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 26기 중 월성원전 3기, 신월성원전 2기 등 총 5기가 위치해 있다.
원전산업을 이끄는 각종 기관도 경주에 위치하고 있다. 한수원을 비롯해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양성자가속기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부터 SMR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무무대왕과학연구소’는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이다.
김인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이 30일 경주 SMR 혁신원자력 국가산단 후보지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이재현 기자) |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150만㎡로 조성될 경주 SMR 혁신원자력 국가산단 후보지는 총3966억원이 투입된다.
경주시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기본협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나서 올해 중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면 내년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예타 문턱을 넘으면 2026년 하반기까지 인허가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2030년 조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입주 기업 모집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경주시가 1차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150개 기업이 입주 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이미 100% 수요가 채워졌다.
보상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후보지에는 가옥 1곳과 일부 축사만이 위치해서다.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위치한 경주 SMR 혁신원자력 국가산단 후보지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
경주시는 SMR 국가산단을 SMR R&D와 생산적인 국가혁신클러스터로 특성화하고, 통합형 제조 플랫폼 및 미래 혁신원자력산업 플랫폼으로 구축해 글로벌 SMR 산업화 허브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국가산단을 SMR 연구생산ㆍ수출 특화단지로 조성ㆍ운영하고, 기업특구형 산업단지로 조성해 글로벌 국제협력산업단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LH 관계자는 “경주 SMR 국가산단은 향후 지역경제를 이끌어 나갈 초석이 될 것”이라면서 “LH는 지자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사업준비 기간을 3분의 1 가량 단축해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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