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많은 국민께서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 아니냐는 한탄을 하고 계시다”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주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을 보며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딱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달나라에 살고 계신 것도 아닌데,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보고를 받기에 저렇게 국민의 눈높이와 한참 동떨어진 인식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위기를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했다. 대통령이 위기라는 자각도 없고, 문제 해결 의지도 없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야당이 의회독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향해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해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법안이라며 정부ㆍ여당에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그는 “대통령 배우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황제 조사’를 받으며 면죄부를 받는 것은 누가 봐도 공정하지 않다”며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고속도로 특혜, 국정농단 같은 대통령 배우자의 범죄 의혹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그대로 놔두고서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병대원의 억울함을 풀고, 수사외압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정쟁이 아니라 정의 실현”이라며 “국민 절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특검법을 반대하는 것이 정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선 “민주당은 제3자 추천안을 수용하겠다는 대승적인 결단을 했다”며 “이제 한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심각한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선 ‘여ㆍ야ㆍ의ㆍ정 비상협의체’를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돌고 있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의료계와 정부도 참여해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내수 경기 진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사랑상품권 확대발행도 요구했다.
그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선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도입, 5ㆍ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은 합의가 가능한 만큼 22대 국회에서 이것부터 개정하자”며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 개헌을 완료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후ㆍ인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해야 한다”며 “기후특위ㆍ인구특위를 설치하고 미래 위기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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