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ㆍ뉴질랜드 정상회담에 앞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한국과 뉴질랜드가 지난 2006년 체결한 양국간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과 럭슨 총리는 성명에서 오랜 협력관계에서 비롯된 긴밀한 유대를 인식하며 △무역ㆍ경제 협력 △과학ㆍ교육ㆍ인적 교류 협력 △국방ㆍ안보 협력 △지역ㆍ국제 협력 등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무역ㆍ경제 협력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쌍방향 무역이 약 2배 증가하고 향후 더 많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상호 번영을 증진하고 무역 및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도전과 기회를 논의하기 위한 정례적인 양자 경제안보대화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자 기구(WTO, APEC, OECD 등)에서 더욱 긴밀한 공조를 위한 노력 △2025년 한국의 성공적인 APEC 의장국 수임에 대한 뉴질랜드의 지지 표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2025년 1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무역과 투자를 증진시키기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고, 상호 호혜적인 결과 달성을 목표로 FTA 개선 가능성도 모색하기로 했다.
국제ㆍ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외교부 정책협의회와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통한 고위급 대화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과학ㆍ교육 및 인적 교류 협력 분야에서는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을 함께 육성하고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국가재난관리기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북한의 지속적인 핵ㆍ미사일 개발과 러시아ㆍ북한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고 북한 내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뉴질랜드 측은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비핵화,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8ㆍ15 통일 독트린’의 목표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러ㆍ북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체주의ㆍ권위주의 세력의 도전이 지속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함께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확립, 개방된 시장, 포용적 번영이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핵심 파트너인 만큼 양국이 긴밀한 협력으로 지역과 글로벌 차원의 기여를 계속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럭슨 총리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뉴질랜드인들에게 K팝, 한국 드라마에서 보이는 에너지와 창의성이 가득한 나라, 한국계 뉴질랜드 교포인 골프 선수 리디아 고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며 70여년 전 뉴질랜드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이곳에서 싸웠고, 지금도 뉴질랜드군은 한반도 평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의 경제 규모와 탁월한 혁신 덕에 뉴질랜드는 한국의 여섯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가 됐고, 양국 교역량이 증가해왔다”고 평가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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