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위치도.(제공:국토교통부) |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총사업비가 5조원을 웃도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본격 이륙할 채비를 마쳤다.
국토교통부가 입지 발표 이후 9년 만에 기본계획을 고시하는 것인데, 기본계획 고시를 거쳐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의 후속절차가 속속 진행될 전망이다.
아직 제주도민과의 소통이 난제로 남아 있지만, 후속절차를 밟아 정상궤도에 오르면 첫삽을 뜬 후 5년이면 개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고시한다고 5일 밝혔다.
제주 제2공항은 총 5조4532억원을 들여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원 550만6201㎡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다.
2단계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우선 연간 1690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1단계를 384만㎡ 면적에 건설한다.
1단계는 활주로(3200m×45m) 1본, 계류장(31만1000㎡, 항공기 28대 주기), 여객터미널(11만8000㎡), 화물터미널(6000㎡), 교통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제주국제공항과의 활주로 개수, 면적(350만㎡) 등에서 차이가 없다.
제주 제2공항은 친환경 공항으로 건설된다. 여객터미널은 에너지소비량의 60~8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또 환경보호를 위해 지하수를 보전하고, 생물 대체서식지도 조성한다.
국토부는 항공 수요의 증가 추이를 지켜본 뒤 연간 1992만명의 여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2단계 확장사업을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 2단계 확장 사업은 유도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등을 확장하고 문화·상업시설, 항공 클러스터 등을 설치하게 된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것은 지난 2015년 11월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해 입지가 발표된 이후 9년 만이다. 이후 예비타당성조사에 돌입했고, 2016년 12월 비용 대비 편익(B/C)이 1.23으로 나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초 내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입지선정 관련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2016년 예타 통과 당시 4조8700억원이었던 총사업비는 5조4500억원으로 늘었고, 국토부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진행했다.
총사업비가 늘어난 만큼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할지 검토했는데, 사업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고,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사업비가 늘어난 만큼 총사업비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지면서 국토부는 향후 환경영향평가와 기본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면 실시설계에 돌입할 방침이다.
통상 이 과정은 3년가량 진행되지만, 국토부는 기본계획에 착공시점을 명확하게 담지 않았다. 주민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실제 제주도 및 도의회가 주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찬성 46.1%, 반대 47.7%로 집계됐다. 이에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의 개항시점을 착공 후 5년으로 명시했다.
국토부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제주도민과 의회의 의견을 수렴해 갈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상일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친환경 공항을 비롯해 구체적인 공항 건설 및 운영방안에 대해 지역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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