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목사 “검찰 판단 납득 안가… 진술 기회 달라”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기 위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검찰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사심의위의 판단은 권고적 효력만 있어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사진: 연합뉴스 |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는 오는 6일 오후 2시 회의를 열고 김 여사를 기소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심의한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의 계속 여부나 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심의하기 위해 2018년 1월 도입된 제도로, 법조계와 학계ㆍ언론계ㆍ시민단체 등 검찰 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수사심의위 절차를 거쳐 공정성을 제고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직권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했다.
수사심의위는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뇌물수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직권남용, 증거인멸 등 모두 6개 혐의를 심의한 뒤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여부 등을 검찰에 권고할 예정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의 당일 곧바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청탁금지법상 금품을 받은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김 여사가 받은 선물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도 없어 김 여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에서 수사팀의 판단과는 달리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검찰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제 식구 감싸기’ 수사였다는 야권의 비판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수사심의위의 기소 의견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을 경우 야권의 특검 공세에 명분을 더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020년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은 물론, 기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수사심의위 권고를 무시한 채 기소를 강행했지만, 올 2월 1심에서 전부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체면을 구긴 적이 있다.
한편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는 이날 대검에 ‘수사심의위에 출석해 진술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과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청탁하거나 청탁 목적으로 만나기 위해 김 여사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고급 화장품과 술,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게 최 목사의 주장이다.
그는 “검찰에서 어떻게 이 사안에서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검찰의 결론과 자신의 주장이 상반되는 만큼 수사심의위에서 의견을 밝히고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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