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전시관 내부에 설치된 유리기판 부스. 사진: 이계풍 기자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유리기판이 뭔가요?”
5일 찾은 인천 송도컨벤시아의 ‘국제 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 Show 2024)’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유리기판이 방문객들의 최대 관심사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판 중 하나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고순도, 평탄도, 내열성, 화학적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능이 우수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SKC,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심텍 등이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의 이목을 끈 곳은 삼성전기 전시관이다.
삼성전기는 이번 전시에서 현재 개발 중인 유리 기판 시제품과 구체적인 스펙을 공개했다.
시제품은 가로 150㎜, 세로 150㎜ 크기로 12단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탑재되는 기판보다 면적이 크다.
삼성전기는 유리관통전극제조(TGV) 가공 기술과 유리기판 시드층 접착 기법 등 신기술도 소개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가공이 어려운 소재다. 충격에 약한 유리 소재 특성상 가공 과정에서 쉽게 크랙(crackㆍ균열)이 발생한다. 특히 기판이 두꺼울수록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기의 TGV 가공 기술은 기판에 손상을 거의 주지 않는 상태에서 균열 없이 미세 홀을 뚫는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과 구리 배선과의 밀착력을 높이는 시드층접착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섬성전기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유리기판에는 30년 넘게 기판 사업을 이어오며 습득한 노하우와 여러 첨단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연내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유리기판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자사 유리기판 관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LG이노텍의 향후 선보일 유리기판 제품에는 멀티레이어 코어(MLC) 기판 기술이 적용된다. 기판 대면적화로 기판의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Core)층은 ‘휨 현상(기판이 휘는 현상)’ 방지를 위해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이에 LG이노텍은 코어층의 소재 구성을 다양화한 MLC 기술로, 신호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반도체용 기판의 고사양화 기술, 고주파 잡음을 제거해 반도체 칩의 신호 전달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기술 등도 공개했다.
이밖에 대덕전자와 심텍 등 중견기업들도 ‘글래스 코어 서브스트레이트’ 등 유리기판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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