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 |
이탈리아 정부가 소형모듈원전(SMR)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안사(ANSA)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돌포 우르소 산업부 장관은 이날 북부 체르노비오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경제 포럼에서 “외국과 기술 협력을 통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이탈리아에서 첨단 원자력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외국 파트너’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MWe미만인 소형 원전으로, 원자로 모듈의 공장 생산이 가능해 기존 대형 원전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원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이탈리아 정부가 SMR 개발을 위해 자국 에너지 업체인 안살도 뉴클레아레와 에넬, 영국 원자력 기술 회사인 뉴클레오 등과 초기 협상 중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안살도 뉴클레아레는 이탈리아 발전설비 제조회사인 안살도 에네르기아의 자회사로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다. 에넬은 이탈리아 최대 전력 기업이다. 뉴클레오는 재처리 연료로 구동되는 소형 원자로를 개발한다.
안살도 에네르기아는 이날 성명에서 “이탈리아에서 저비용으로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움직임은 수십 년 동안 원자력 에너지를 금지해온 이탈리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SMR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도 준비 중이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7일 SMR 투자를 가능케 하는 법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10년 내 SMR 가동이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원전 도입은 35년 만이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전을 보유한 국가였지만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원전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듬해인 1987년 국민투표 끝에 탈원전이 결정됐고 1990년 마지막 원자로를 폐쇄했다.
이탈리아 원전 재도입은 2010년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시절 다시 추진됐으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국민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90%를 넘겨 무산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에너지 수급 위기를 겪은 이후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원전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신규 원전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연합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